고법, 이례적 구속집행 정지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 받고 재수감됐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만에 다시 풀려났다. 1ㆍ2심에서 연거푸 중형을 선고 받고 보석 취소로 구속됐던 피고인에 대해 법원이 구속집행을 정지해주는 것은 이례적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보석취소로 재구속 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의 집행을 정지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제기한 보석취소결정에 대한 재항고 사건이 대법원에서 결정 날 때까지 피고인에 대한 구속의 집행을 정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수감돼 있던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석방됐다. 지난 19일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 받고 보석이 취소돼 재수감된 지 엿새 만이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항소심 선고와 함께 보석취소 결정이 나자 대법원에 재항고를 제기하면서 관련 법령에 따라 보석취소의 집행정지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시항고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 중이거나 즉시항고가 제기됐을 때에는 해당 재판의 집행이 정지된다'는 형사소송법 제410조 규정을 들어, 즉시항고와 같은 성격인 재항고가 법원의 보석취소 결정에 대해 제기된 만큼 대법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보석취소의 집행이 정지돼야 한다는 논리다. 이 전 대통령을 변호하고 있는 강훈 변호사는 “재항고 기간 내에 단순 보석취소를 한 원심의 결정은 보석제도를 규정한 형소법의 해석 등에 비춰볼 때 위법한 결정에 해당한다”고도 강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 측 주장에 다퉈볼 소지가 있다고 판단, 구속 집행을 정지했다. 재판부는 “항소심 보석취소 결정에 대한 재항고가 있을 때 집행정지 효력이 있는지에 대한 견해가 대립된다”면서 대법원의 재항고심 결정 때까지 재석방을 허용했다.

하지만 실형 선고로 인해 보석이 취소된 채 법정에서 구속됐던 피고인에 대해 법원이 집행을 정지해주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1심보다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형이 선고돼 석방 가능성이 희미해진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선례도 없는 집행정지 효력을 인정해준 것은 매우 좋지 않은 경우”라며 “일반 형사사범과 비교해도 법적 형평성 차원에서 맞지 않아 사법불신을 야기할 수 있는 결정이라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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