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0 울트라 해외 한정판에 탑재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16기가바이트(GB) 용량의 모바일 D램 양산에 들어갔다. 이 제품은 초고화질(풀HD)급 화질 영화 9편 용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에 따라 그 동안 게이밍 컴퓨터(PC)에서나 즐겼던 게임과 가상현실(VR) 등 고용량 콘텐츠를 스마트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사업장에서 ‘16GB LPDDR5 모바일 D램’을 본격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엔 저소비전력(LPDDR) D램이 들어가는데, 이번 칩은 최신 5세대 제품(LPDDR5)의 정보처리 속도(초당 5,500Mb)를 유지하면서도 처리 용량은 종전 12GB에서 16GB로 개선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7월 12GB 모바일 D램을 세계 최초로 출시한 데 이어 5개월 만에 업계 유일의 16GB 모바일 D램을 양산,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을 한 단계 성장시켰다”고 평가했다.
이번 제품은 회로 폭 10나노미터(㎚, 10억분의 1m)의 12Gb(기가비트, 8Gb=1GB) D램 칩 8개와 8Gb 칩 4개를 결합한 형태로, 1초에 데이터 44GB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풀HD(화소 1,920×1,080) 영화 9편에 맞먹는 용량이다. 전력 효율도 높아진 가운데 8GB 모바일 D램에 비해 소비전력을 20% 이상 줄였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 S20 울트라’ 가운데 미국 등에 한정 판매될 고성능 모델에 장착됐다. 16GB D램이 내장된 스마트폰에서 게임을 할 경우, PC 이상의 화질과 속도 체감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전문가용 노트북이나 게임 전용 PC에 탑재된 메모리는 8GB D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제 8K(화소 7,680×4,320)급 초고해상도의 VR 게임을 할 때도 선명하고 실감나게 캐릭터를 움직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선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인 애플리케이션(앱) 프로세서(AP)의 성능 개선과 함께 올해 하반기엔 이전 제품 대비 1.5배 성능의 모바일 D램을 출시, 고급 스마트폰 및 PC, 자동차 시장 공략 등에 나설 계획이다. 최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업계 최고 성능의 모바일 솔루션을 제공,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놀라운 만족감을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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