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미국 우주개발에 기여한 여성 수학자 캐서린 존슨이 지난 2015년 11월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받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우주개발에 기여한 여성 수학자 캐서린 존슨이 101세로 별세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ㆍ나사)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우리의 영웅인 캐서린 존슨의 용기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고 그가 없었다면 도달할 수 없었던 이정표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존슨의 별세를 알렸다.

존슨은 1960년대 나사의 우주개발 초창기를 이끈 선구자 중 하나다. 흑인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웨스트버지니아대학 대학원에 입학해 수학을 전공했고 이후 나사에서 일하며 로켓 발사체의 궤도를 계산하는 데 일조했다. 미국 최초의 유인 우주비행 계획인 1962년 머큐리 계획과 그 이후 달 착륙 프로젝트인 아폴로 계획에 참여해 로켓과 착륙선의 궤도를 수학적으로 분석했다.

그의 활약은 오랫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흑인이고 여성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2016년 개봉한 영화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ㆍ숨겨진 인물들)’가 존슨과 도로시 본, 매리 잭슨 등 당시 나사에서 활동한 흑인 여성들을 주목하면서 재조명을 받게 됐다. 영화에서 미국인 최초로 지구궤도를 돈 우주비행사 존 글렌 전 상원의원은 당시 우주선 궤도를 계산했던 컴퓨터 ‘IBM 7090’을 신뢰하지 못해 존슨에게 숫자를 체크하도록 했고, 이 일화는 영화 ‘히든 피겨스’의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존슨은 우주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2015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시민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영예인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또 미 의회는 지난해 제정한 ‘히든 피겨스’법에 따라 의회 최고훈장을 수여했다. 미국 수도 워싱턴의 나사본부 앞 거리인 E스트리트 SW30은 ‘히든 피겨스 웨이’로 명명됐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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