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1조원대 예산 의회 요청 추진
미국에서 19명이 추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미국 내 환자 수가 53명으로 늘었다. 대선 국면에서 악재를 만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 예산 요청을 준비하는 등 신종 코로나 대응 강화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4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 내 신종 코로나 현황에 따르면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하선, 귀국한 미국인 탑승객 18명과 미국 내 2차 감염으로 추정되는 1명이 추가로 확진자 명단에 올랐다. CDC는 지난 21일 크루즈선에서 탈출한 자국 탑승객 328명 중 18명이 신종 코로나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는데 주말 새 18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들 36명 중에는 미국으로 돌아오기 전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도 있고, CDC가 확진 판정을 내린 사람도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설명했다. 앞서 신종 코로나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대피한 미국인 가운데 3명의 환자가 나왔고, 그 외 중국 여행이나 사람 간 감염을 통해 미국 내에서 발생한 환자도 총 14명으로 집계됐다.
뒤늦게 심각성을 인지한 백악관은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 및 예방, 대응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WP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 백악관이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신종 코로나 대응 관련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비상 지출 패키지를 요청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예산 규모는 10억 달러에 가까운 수준일 수 있고 며칠 안에 의회에 예산 요청안이 제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응 강화에 나선 데에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가 악재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적으로는 신종 코로나 확산 가능성을 일축하며 국민을 안심시키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대선을 코앞에 두고 수천 명의 감염자가 발생해 보건 분야가 마비되고 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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