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준 표 ‘미친 감성’이 로코 여신 박민영을 만나 제대로 꽃을 피웠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가 감성 멜로 끝판왕의 등장을 알렸다.
tvN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이하 ‘날찾아’)는 서울 생활에 지쳐 북현리로 내려간 해원이, 독립 서점을 운영하는 은섭을 다시 만나게 되며 펼쳐지는 가슴 따뜻한 힐링 로맨스다.
24일 오후 첫 방송된 ‘날찾아’에서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중 주변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고 이모가 있는 북현리로 돌아온 목해원(박민영)의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이모 심명여(문정희)는 어딘가 퉁명스러웠고, 할머니가 운영하던 펜션은 이미 1년 전 이모에 의해 영업을 중단한 뒤 옛 모습을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집 보수에 나선 목해원이었지만, 심명여는 그런 목해원에게 차갑게 굴었고 두 사람은 갈등을 빚었다.
이 가운데 목해원의 앞에 옛 동창이었던 임은섭(서강준)이 나타났다. 임은섭은 북현리에서 ‘굿나잇’이라는 책방을 운영하며 잔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목해원은 어느 비오는 날 밤 우연히 들어간 ‘굿나잇’에서 임은섭과 오랜 대화를 나눴고, 서로에게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임은섭에게 별 다른 감정이 없던 목해원과 달리 임은섭은 고등학교 시절 첫 사랑이었던 목해원의 등장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고, 여전히 그를 향한 설렘을 느끼고 있었다.
이 가운데 이날 방송 말미에는 두 사람이 동창회에 함께 나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장우(이재욱)은 임은섭에게 “이 중에서 예전에 좋아했던 사람이 있냐”는 짓궂은 질문을 하며 채근했고, 조용히 미소짓던 임은섭은 “목해원이었는데”라고 돌직구를 날리며 두 사람 사이의 로맨스 기류에 불을 지폈다.
그야말로 감성으로 가득 찬 첫 방송이었다. 잔잔하게 그려진 첫 방송에서는 서강준과 박민영의 재회와, 서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각각의 감정들이 그려졌다. 특별히 자극적인 소재나 전개는 없었지만, 인물들간의 서정적인 이야기만으로도 ‘날찾아’의 매력을 한껏 드러낸 첫 회였다.
특히 이날 방송 틈틈이 이야기 사이사이를 메웠던 서강준의 감성 가득한 잔잔한 내레이션은 박민영과의 힐링 로맨스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고등학교 시절 만났던 자신의 첫사랑인 목해원을 ‘아이린’이라 칭하며 여전히 그를 향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임은섭의 마음을 은섭이 블로그에 연재 중인 ‘책방일지’ 내용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하며 묵직한 감성을 더한 것이다.
특히 극 중반 목해원의 모습을 바라보며 ‘굿나잇이 인생의 화두였지만 영원히 말할 수 없을 거다. 왜냐하면 나는 위로하는 법을 모르는 멍청이니까. 울었던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모르는 멍청이’라고 생각하는 임은섭의 모습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여기에 완벽한 임은섭의 옷을 입으며 물오른 연기력으로 또 한 번의 ‘인생 캐릭터’ 경신을 알린 서강준과 명불허전 ‘로코 여신’에서 ‘정통 로맨스’ 섭렵까지 예고한 박민영의 호연은 보는 재미를 더했다.
그간 국내 드라마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정통 서정 멜로’의 등장을 기대하게 만든 ‘날찾아’다. 그 흔한 MSG도 없고, 잔잔한 일상 이야기로 가득 채운 첫 방송이었지만 이들이 전한 감성만큼은 여느 작품보다도 풍성했다. 이제 갓 막을 올린 ‘날찾아’의 미래가 어쩐지 예사롭지 않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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