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나렌드라 모디(오른쪽) 인도 총리가 준비한 환영행사가 열린 아메다바드의 사르다르 파텔 스타디움에서 연설하고 있다. 인도가 ‘세계 최대 크리켓 경기장’으로 자랑하는 이곳에는 이날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운집했다. 아메다바드=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취임 후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양국 간 무역합의 등 당장 진전을 볼 만한 외교적 의제가 없어 미국 내 인도계 표심을 노린 재선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물론 중국 견제 목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 ABC뉴스와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고향인 구자라트주(州)의 경제 중심지 아메다바드를 방문했다. 1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크리켓 경기장에서 열리는 환영행사 ‘나마스테(안녕) 트럼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인도의 대표적 이슬람 건축물인 타지마할 방문에 이어 뉴델리에서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취재진에게 ‘나마스테 트럼프’ 행사 일정을 알리며 “모디 총리가 인도에서 열리는 가장 큰 행사일 것이라고 말하더라”고 강조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대선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로 하는 TV용 볼거리와 많은 지지자, 동조하는 고위인사가 모두 인도에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인도 방문 목적이 인도계 미국인들의 표심잡기에 있다는 해석이 많다. 2016년 대선에서 등록 유권자인 인도계 미국인은 120만명이었고, 이 중 80% 이상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이번 대선에선 등록 유권자 규모가 14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방미 중인 모디 총리를 위해 휴스턴에서 ‘하우디(안녕) 모디’ 행사를 열어 “미국의 가장 충성스러운 친구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운 것도 같은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모디 총리에게 ‘하우디 모디’ 행사를 열어준 만큼 이번 ‘나마스테 트럼프’ 행사를 당연한 답례로 여길 만하다. 하지만 인도에선 ‘과잉 환대’ 논란이 불거졌다. 경기 침체와 시민권법 개정 반대 시위 등으로 정치적 수세에 몰린 모디 총리가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거액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아메다바드 사르다르 파텔 스타디움에서 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환영행사에 10만명 이상의 인도인이 운집해 있다. 아메다바드=AP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방문 중 서명을 추진했던 ‘미니 무역협정’은 사실상 대선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일각에서 이번 인도 방문을 일대일로(육상ㆍ해상 실크로드)를 비롯한 중국의 대외 확장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ㆍ태평양 전략 공고화 차원으로 보는 이유다. ABC방송은 “이번 순방 기간 중 ‘중국’이라는 단어가 공식 성명이나 합의에 등장하지 않겠지만 중국의 부상에 대처하는 것은 미국의 변하지 않는 목표”라고 분석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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