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유토브로 전 세계에 기자간담회를 생중계한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 스완’이나 ‘라우더 댄 봄즈’ 등 느린 템포의 곡을 쓰면서 울었다. 여전히 싸우는 것 같다. 약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에 대해. 그리고 그걸 인정하는 것에 대해. 아직도 우리는, 혹은 나는 이런 시련과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걸 표현하는 데 있어 두려움이 있다.”(방탄소년단 RM)

24일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그룹 방탄소년단(BTS). BTS는 지난 24일 공개한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7’을 소개하며 ‘시련’ ‘상처’ ‘두려움’ 같은 단어를 입에 올렸다. 앨범의 주요 주제이자 지난 7년의 시간을 요약하는 단어들이기 때문이다. 그 7년의 시간은 BTS로 활동하며 마주해온 그림자와 싸워온 시간이다.

발표하는 앨범마다 자신들의 내면을 가사로 풀어낸 BTS는 이번에도 사적인 감정을 14곡의 신곡에 담았다. 앨범 수록곡은 총 19곡인데 나머지 5곡은 지난해 4월 발표한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에 담긴 것들이다. 앨범 제목처럼 ’영혼의 지도’를 찾아나선 이들은 전작 ‘페르소나’에서 사회적 가면을 쓴 자신을 다룬 데 이어, 신작에선 가면 뒤에 숨은 ‘그림자(Shadow)’와 이를 마주하는 ‘자아(Ego)’를 그린다.

RM은 “지난해 여름 의도치 않게 장기 휴가를 떠나면서 복귀가 미뤄졌는데 그 과정에서 있었던 상처, 시련의 ‘그림자’와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나아가겠다는 ‘자아’가 합쳐진 앨범이 됐다”며 “우리의 영혼과 힘을 털어 넣어 완성한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나를 막을 순 없어 / 난 파이터니까’라고 노래하는 타이틀 곡 ‘온(On)’이 대표적이다. 슈가는 “데뷔하고 7년이란 시간을 보내며 가끔 중심을 못 잡고 휘청거리거나 방황하며 내면의 그림자가 커지던 때가 있었지만 이젠 어느 정도 무게 중심을 잘 잡게 됐다”면서 “이 곡에는 앞으로 상처나 슬픔, 시련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싸워내겠다는 다짐을 담았다”고 말했다.

제이홉은 지난 7년을 회고하며 “7명이 함께 생활하며 다툼을 해결하는 과정이 좋기도 했지만 너무 고통스럽기도 했다”며 “의견을 함께할 때, 같이 무대에 서고 음악을 하는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당초 BTS는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유튜브 생중계로 대체했다. 유튜브 계정 ‘방탄TV’에 생중계된 기자회견 시청자는 22만명을 넘었다.

BTS는 앨범 3장을 잇달아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에 올리고 지난해와 올해 2회 연속 그래미 시상식 무대에 오른 바 있다. 새 앨범 또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맵 오브 더 솔: 7’은 국내외 선주문만 410만장에 이르고 첫날 판매량은 265만장을 기록했다. 아이튠즈 차트는 세계 91개국에서 1위에 올랐다. ‘맵 오브 더 솔: 7’이 다시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오른다면, 1960년대 영국 밴드 비틀스, 미국 밴드 몽키스 이후 2년 사이 4개의 정규 앨범을 연달아 1위에 올린 첫 번째 그룹이 된다. 슈가는 “압박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목표보다는 목적이 중요하고, 성과보다는 성취가 주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그래미가 기대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이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힙합과 록, 팝,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이들의 새 앨범에 대한 해외 반응도 뜨겁다. 미국 LA타임스는 “지금까지 이룬 성과를 환상적으로 압축해 놓았다”면서 “K팝의 새 시대로 향하는 길을 보여주는 앨범”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음악 리뷰 전문 사이트 올뮤직닷컴과 영국 음악전문지 NME,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모두 별 5개 만점에 4개를 줬다.

RM은 지금의 BTS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런 음악을 하고 이런 춤을 출 수 있다는 것만큼 큰 행운이 있을까. 우리는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래서 큰 행운에 감사하게 된다. 앞으로 7년도 건강하게 행복하게 활동하고 싶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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