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한국인 입국자 자가격리… 옌지, 한국발 항공편 특별방역 
 환구시보 “제2의 우한 되지 않길” SNS선 “입국 금지” 주장 
중국 인민해방군 병력이 24일 경계근무를 마치고 베이징 인민대회당 맞은편 주둔지로 돌아가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우리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올린 뒤 입국 금지 대상을 중국 전역으로 넓히자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의 일부 지방정부가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취했다. 한국 입국자에 대한 14일간 자가격리 조치를 복원하는가 하면 한국발 항공편에 대한 특별방역까지 실시하기 시작했다.

베이징시정부는 24일 외사처를 통해 한국인이 다수 거주하는 아파트단지 거주위원회에 “한국에서 입국한 뒤 14일간 자가격리를 마치고 이상증세가 없어야 출입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는 기존 규정을 재시행하라고 구두통보했다. “과거 14일간 중국에 체류하지 않았고, 서우두ㆍ다싱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자가격리와 관찰의무를 면제한다”는 예외규정을 시행한지 일주일만이다. 춘제(春節ㆍ설) 연휴 이후 중국 내 다른 지역에서 들어올 경우에 한정하던 14일 자가격리 원칙을 베이징까지 확대한 셈이다.

이는 한국 정부가 확진자 급증에 따라 국가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데 따른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구두통보 형식을 취한 것은 한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부 지역에선 한국발 항공편에 대한 특별방역을 실시했다. 관영매체들은 “지린성 옌지시 차오양촨공항이 긴급 공지를 통해 한국에서 들어오는 항공편에 대해 전용통로 이용과 전문 방역인력 배치 및 국내ㆍ국제선 분리 운용 등을 지시했다”며 “신종 코로나가 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한국~옌지시 간에는 매일 2편이 운항되며 평균 350명 가량이 이용한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는 한국의 신종 코로나 대응을 비꼬거나 비판하는 내용이 급격히 늘었다. 인기 검색어 10위 안에 한때 ‘한국의 전염병’에 관한 내용이 4개나 올랐다. 네티즌들은 “일본이 동네 전염 수준이라면 한국은 대폭발 단계”라거나 “서울에서 수천 명이 반정부 집회를 열어 방역을 포기했다”, “한국인과 일본인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장이 시민 해산을 권고하다 뭇매를 맞았다’는 식의 가짜뉴스는 조회수가 4억8,000만건을 넘었다. 심지어 “한국에 많이 거주하는 동북3성 출신자들의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지역차별 조장 글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국수주의 성격이 강한 관영 환구시보는 일본ㆍ한국ㆍ이탈리아ㆍ이란을 콕 집어 “제2의 우한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후베이성 우한에 4만명의 의료진을 투입하고 전면 봉쇄한 중국을 본받으라는 취지다. 또 한국 내 ‘신천지 교회’ 논란을 의식한 듯 “2018년 우한에 잠입하려던 신천지 교인들을 조기 적발해 사이비 단체로 규정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