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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위기경보 ‘심각’ 격상… 이번주가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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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위기경보 ‘심각’ 격상… 이번주가 분수령

입력
2020.02.23 19:35
수정
2020.02.24 07: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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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이후 11년만에 최고 단계… 文대통령 “전례없는 강력대응” 지시

집단감염 닷새 만에 환자 20배 폭증… 모든 유치원ㆍ초중고 개학 일주 연기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망자와 확진환자들이 폭증하면서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설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 23일 전국 유치원과 초ㆍ중ㆍ고교의 개학을 내달 2일에서 9일로 일제히 연기하고, 11년 만에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지역사회 전파ㆍ전국적 확산) 단계로 격상해 총력전에 나서기로 했다. 위기경보를 심각 수준의 전 단계인 ‘경계’(제한적 전파)로 올린 지난달 27일 이후 28일만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와 여당은 3조4,000억원의 예비비를 넘어서는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긴급 편성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았다”라며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올려 대응 체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천지 집단 감염 사태 이전과 이후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고 평가한 뒤 해당 회의에 참석한 정세균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ㆍ차관에게 “규정에 얽매이지 말고 전례 없는 강력한 대응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감염병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해외 신종 감염병이 발생ㆍ유행하면 관심, 국내에 유입됐을 때는 주의, 제한적 전파 수준이면 경계, 지역사회 전파ㆍ전국적 확산이 될 경우 심각 단계의 경보가 내려진다. 정부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A(H1N1) 유행 이후 11년 만에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로 올린 건 그만큼 신종 코로나 사태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어서다. 앞서 지난달 20일 정부는 신종 코로나 첫 환자가 발생하자 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올렸고, 확진 환자가 4명까지 발생한 지난달 27일에 경계 단계로 높였다.

대구ㆍ경북 지역 첫 환자이자, 신천지 대구교회 신자인 31번째 환자(61ㆍ여)가 양성판정을 받은 지난 18일까지만 해도 국내 확진환자는 31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신천지 대구교회, 이곳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불과 닷새 만에 환자가 20배(602명)나 폭증했다. 이날 새로 확진된 신종 코로나 환자만 169명으로 주말 동안 400여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더구나 이날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ㆍ도에서 빠짐없이 환자가 나오고 사망자가 6명에 이른데다,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환자들도 다수 쏟아져 지역사회 전파 경고등이 켜진 만큼 정부로서는 태세전환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부산 온천교회(확진자 8명), 이스라엘 성지순례단(확진자 18명) 등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른 점도 가장 높은 수준의 ‘방역벽’이 세워진 배경으로 작용했다.

심각 단계로 올라감에 따라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가 설치돼 범정부 차원의 대응역량을 결집한다. 재난안전대책본부 수장을 국무총리가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안본의 1차장 겸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아 방역 업무를 총괄하고, 2차장 겸 범정부대책지원본부장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끌며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협조를 조율한다. 박능후 장관은 “향후 집단행사와 다중ㆍ밀집이용시설의 이용 제한, 휴교 등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중순부터 환자가 급증한 만큼 잠복기(14일)를 고려할 때 신종 코로나 사태가 오는 주말을 전후로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감염학회 등 국내 11개 감염ㆍ역학 관련 학회가 참여한 ‘범학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책위원회’의 백경란 공동이사장은 “정말로 우려하는 상황은 2월 마지막 주”라며 “현재 발견된 환자들은 격리된 상태가 아니었고 접촉자가 많아 더 많은 환자가 나올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박 장관도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앞으로 2~3일 이내에 (확진환자 증가 추세가)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며 “(새로 나올 확진환자가) 제2전파를 일으키는지 아닌지, 이를 우리가 얼마나 최소화시키느냐에 따라 다음 확진환자 발생이 결정될 것인데 지금 그것까지 예측하기가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세종=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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