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출신 윤건영 대항마로 3선 김용태 의원… 송파갑엔 ‘검사내전’ 김웅 검사
미래통합당이 23일 청와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을 처음으로 폭로했던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을 4ㆍ15 총선 서울 강서을 후보로 전략공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진성준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공천하자, 이에 대응해 김 전 수사관을 낙점한 것이다. ‘검사내전’ 저자인 김웅 전 부장검사는 서울 송파갑, 김용태(3선ㆍ서울 양천을) 의원은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민주당 후보로 뛰고 있는 구로을 투입을 확정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이날 수도권 공천 심사 결과 이 같이 결정했다고 이석연 부위원장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가장 먼저 “서울 종로에 황교안 대표를 단수추천한다”고 발표했다. 황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종로지 후보로 확정되면, 민주당 소속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종로 대전’이 공식화한다.
이날 공천이 확정된 후보자 중에서는 강서을에 투입된 김 전 수사관이 눈에 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 파견근무를 했던 그는 검찰로 복귀한 뒤, 문재인 정부의 각종 의혹을 폭로하며 주목 받았다. 2018년 12월부터 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과 우윤근 전 주러시아 대사 비위 첩보 등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가운데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과 감찰무마 의혹 등은 관련자들이 실제 기소됐다. 검찰에서 나온 김 전 수사관은 지난해 공익신고센터를 설립했다. 공관위가 김 전 수사관을 진 전 비서관 대항마로 정한 것은 ‘정권 심판론’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김 전 수사관과 진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강서을은 통합당 3선 김성태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강서구의 3개 지역구 중 통합당 당세가 나쁘지 않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새로운보수당 1호 영입인재였던 김웅 전 부장검사는 자신이 공천을 신청한 서울 송파갑에 무난히 단수공천을 받았다. 김 전 부장검사를 당세가 강한 송파갑에 공천한 것은 공관위가 그의 경쟁력을 높이 산 것으로 해석된다. 현역인 재선 박인숙 의원은 이미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통합당 험지로 꼽히는 구로을에는 ‘문재인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민주당의 윤건영 전 실장 맞수로 김용태 의원 공천을 확정했다. 공관위는 당초 이 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정하고, 홍준표 전 대표에게 출마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홍 전 대표가 경남 양산을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자,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김 의원을 단수추천했다. 이와 함께 인천 서구갑은 경선에 부치기로 했다. 현역인 3선 이학재 의원과 강범석 전 인천 서구청장이 맞붙는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경기 오산은 전략공천 지역으로 정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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