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총 28명으로 늘어난 22일, 수도 테헤란의 한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아이가 엄마의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이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첫 확진자 발표 나흘 만인 22일(현지시간) 확진 환자는 10명 추가돼 모두 28명으로 증가했고, 사망자도 2명 늘어 6명이 됐다. 사망자로 치면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많으며, 치사율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0.2%보다 월등히 높은 20%에 달한다.

이란에서는 지난 19일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감염자 2명이 확인된 뒤 20일 3명, 21일 13명이 확진 판정받았다. 이란 보건부는 22일 새로 확인된 감염자들에 대해 10명 중 2명은 수도 테헤란에서, 나머지 8명은 중부 도시 곰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망자는 19일 2명, 21일 2명에 이어 이날도 2명이 추가됐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진자들은 현재 테헤란, 곰, 아라크, 라슈트 등 최소한 4개 도시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중부 종교도시 곰은 첫 확진자가 나온 곳으로 이후에도 ‘신종 코로나 진원’으로 불릴 만큼 감염자가 집중 확인되고 있다. 21일 보건부 관계자는 곰에서 퍼지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가 사람 이동으로 여러 도시에 번졌다면서 “이란 내 모든 도시에 있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당국은 22일 곰과 이웃 도시 아라크의 각급 학교에 임시 휴교령을 내렸으며, 테헤란 지하철 역사의 식당과 음수대는 모두 폐쇄됐다. 또 앞으로 한 주간 이란 전역에서 사람이 모이는 미술 전시회, 콘서트, 영화 상영 등 문화 행사가 모두 취소된다. 오는 24일부터 축구 경기 등 모든 스포츠 행사도 10일 동안 중단된다고 이란 정부는 밝혔다.

이란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모두 이란인으로, 해외여행 이력이 없어 감염 경로가 불분명하다는 점이 불안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란 보건부 관계자는 “곰에서 (건설 현장) 일을 하는 중국인 노동자가 감염원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더군다나 이란의 확산세가 비단 국내 문제에 그치지 않고, 주변 국가로 확산될 조짐이 있어 심각한 상황이다. 20일 캐나다에서 이란을 방문한 적 있는 30대 여성의 감염이 확인된 데 이어 21일 레바논에서도 이란 곰을 여행한 뒤 전날 귀국한 레바논인 45세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란발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에 국경을 맞댄 이라크와 쿠웨이트는 20일 이란과 통하는 출입국 검문소를 폐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자국민과 자국 체류자의 이란 방문을 금지하고, 성지 순례객을 포함해 이란에서 입국하는 사람은 14일간 격리 조처한다고 발표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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