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제한으로 외식업소 등 직격탄… 손님 몰려도 “겁나서” 철시

[저작권 한국일보]일요일인 지난 23일 오후 대구 중구 반월당 지하상가에 인적이 끊겼다. 평소 주말 오후엔 지나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붐비는 곳이다.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1주일 된 대구. 도시 전체가 이미 마비됐다. 18일부터 확진자가 다녀간 일부 의료기관 폐쇄를 시작으로 식당 카페 헬스장 사우나 등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보건소 수도사업소 등 공공기관도 잇따라 ‘셧다운’이다.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기업도 직원 안전을 위해 재택근무로 돌리고 있다. 150석 영화관에 2, 3명만 관람하는 곳도 부지기수다.

특히 요식업소는 직격탄을 맞았다. 평소라면 개학을 앞두고 발 디딜 틈도 없어야 할 도심 번화가는 사람 찾아보기 어렵다. 휴일인 23일 오후 반월당 지하상가는 텅 비었다. 약국 등 일부 업소만 문을 열었다. 특히 커피숍은 3분의 2 이상 문을 닫았다.

[저작권 한국일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구 도심 상당수 업소에 문을 닫거나 영업시간을 단축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전날까지 소독ㆍ방역을 위해 문을 닫았다가 재개장한 현대백화점 대구점도 마찬가지다. 오후 2시 지하1층 식품부는 고객보다 종업원이 더 많았다.

대구 확진자 발표 1주일이 된 24일, 대구는 더욱 얼어붙었다. 정부가 전날 “2주간 외출 자제”, “대중교통 이용 자제” 등을 당부하면서 관공서나 기업 주차장은 미어터졌다. 초미세먼지 저감 대책 일환으로 실시한 차량 2부제가 해제된 탓이다. 문 닫는 업소도 더 늘었다.

대신 마트 마스크 판매대나 유제품, 쌀, 생수 판매대 앞만 붐비고 있다. 도시락 배달업소도 넘쳐나는 주문으로 비지땀을 흘렸다. 수성구 한 미용실 헤어디자이너는 “이전까지만 해도 주문하면 15분 내 배달됐다”며 “며칠 전부터 1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 일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감염을 우려한 외출 자제로 생필품 온라인 주문이 급증하면서 배달지연 사태도 속출하고 있다. 박모(54)씨는 “대구가 신종코로나 청정지역을 유지할 때만 해도 마스크나 손세정제 같은 것을 제외하면 늦어도 2, 3일 안에 배송됐다”며 “요즘은 주문 후 배송까지 기본 5일”이라고 말했다. 250만 대도시가 순식간에 마비상태가 된 것이다.

문을 닫는 업소 대부분은 손님이 없기 때문이지만, 반대로 고객 증가에 따른 감염 우려로 닫는 경우도 있다. 신종 코로나 폭증의 주범으로 지목된 신천지 신자들을 겉으로는 구분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수성구의 한 유명 반찬가게 업주는 “직원 중에 연세가 많은 분들도 있는데, 마스크도 쓰지 않고 반찬통을 임의대로 여닫는 고객에다 감염된 신천지 신자가 드나들까 두렵다”고 말했다. 또 “개학연기에다 학원도 다 문을 닫다 보니 삼시세끼를 집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 반찬가게나 도시락집이 예기치 않게 호황을 누리는 측면도 있다”며 “안전을 위해 퀵으로 배송하는 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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