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26년 만에 브랜드 엠블럼을 교체한다. 이와 함께 기아차 브랜드 정체성, 디자인 방향성, 조직문화까지 전면적인 개편에 들어간다. 이런 변화는 지난해 말부터 '골든사이클(절정기)'에 접어든 신차 교체 주기와 맞물려 기아차를 한 단계 도약시켜줄 것으로 전망된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지난 20일 서울 반포동 세빛섬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2020 올해의 차' 행사에서 “올 10월 브랜드 정체성(BI), 기업 이미지(CI), 공간 정체성(SI), 조직문화 등 모든 것을 바꿀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는 1994년 처음으로 타원형 안에 영어로 ‘KIA’가 적힌 엠블럼을 사용해왔다. 1998년 현대차에 인수된 이후 두 개의 원 안에 파란 바탕을 두고, 테두리에 'KIA MOTORS'가 적힌 엠블럼을 잠시 사용한 적도 있다. 하지만 2004년 이후 기존 엠블럼을 다시 사용하기 시작해 16년 간 유지해왔다.
기아차 새로운 엠블럼은 지난해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에 적용됐던 엠블럼과 유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엠블럼은 한국특허정보검색서비스(키프리스)에도 등록돼 있다. 또 기아차는 전기차 시대의 선도자,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와 Z세대(2020년 기준 10대)에 사랑받는 브랜드, 도전과 혁신의 상징 등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브랜드 방향성을 고려하고 있다.
박 사장은 “엠블럼이 기존과 완전히 달라지게 되면 제작 비용 자체는 크지 않더라도, 그것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부수적인 비용은 천문학적”이라며 “엠블럼이 바뀌더라도 누구나 기아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상반기 신형 쏘렌토를 시작으로, 하반기 카니발 후속, 내년 스포티지 등으로 이어지는 ‘레저용차량(RV)’ 신차 라인업을 완성한다. 또 미국 시장에서는 상반기 조지아 공장 증산을 완료하고 ‘텔루라이드’ 연간 생산량을 10만대로 끌어올린다. ‘아픈 손가락’ 중국 시장은 지난해 재고를 정리하며 비용절감을 완성한 만큼 올해부터 수익성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기아차 중형 세단 ‘K5’는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수여하는 2020 올해의 차에서 대상, 디자인 부문 ‘2관왕’을 달성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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