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조사 불응도 도마위로…
신천지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교회 지파간 교류와 봉사활동 등을 통한 전국 확산 가능성이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경기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요한지파 과천교회(신천지 과천교회) 신자 6명은 일요일인 지난 9일과 16일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대구 남구 다대오지파대구교회(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대구에서 처음인, 31번 확진자가 예배에 참석한 날이다.
이에 따라 인후 미세 발작증세를 보인 과천교회 신자 1명은 자택격리 및 검사를 통해 음성판정을 받았으나, 이 교회의 서울과 경기, 영남지역 신자 5명은 자가격리됐다.
대전의 한 남성도 최근 아버지를 만나러 대구교회에 와서 31번 확진자와 함께 예배를 봤다. 아버지와 아들 모두 접촉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는 우여곡절 끝에 음성으로 판정받았다.
신천지 측은 대구와 과천, 대전교회를 포함한 모든 교회에 방역소독을 한 후 건물을 닫았다.
31번 확진자는 이달 초ㆍ중순 경북 청도군 화양읍 찜질방과 풍각면의 한 경로당을 방문해 이발봉사를 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청도군 화양읍 청도대남병원은 15명의 확진자 중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한 곳이라 연관 관계가 규명돼야 한다.
31번 확진자는 2일 저녁 지인 1명과 함께 화양읍 A찜질방을 찾았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의 C클럽 본사를 방문하고 내려온 이 확진자는 당시 고열 증세는 없었다.
이 확진자를 포함한 신천지봉사단 5명은 또 11일 풍각면 현리마을 경로당에서 어르신 25명에게 이발과 미용봉사를 했다. 보건당국은 하루 2차례 당시 현장에 있었던 어르신들의 발열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또 15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대남병원과 31번 확진자 간 관련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는 “2달에 한 번 꼴로 청도지역에 봉사활동을 가지만 현리마을과 대남병원은 12㎞나 떨어진 곳으로 갈 일이 없다”고 말했다.
신천지 대구교회 신자들이 보건당국의 전수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 것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31번 확진자가 예배에 참석한 9일과 16일 교회에 왔던 신자 1,001명 중 396명이 전화통화가 되지 않았다. 이중에는 또 발열 등 증상이 있다고 응답한 신자가 90명이나 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0일 “신천지 대구교회 신자들의 동선을 파악하는데 애로사항이 있다”며 “빠른 시간 안에 조사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신천지 관계자는 “18일 오후부터 전화조사가 시작돼 19일까지 40% 정도가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며 “신자들이 평소 모르는 전화가 걸려와 받지 않은 것이지 일부러 불응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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