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검 순회 방문에 보·혁 인파… “5·18 어떻게 생각” 질문엔 답 안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광주 고등·지방검찰청을 방문해 광주지법원장과 고법원장을 예방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가 검찰총장 언제 보겠어. 말 한마디 들어달라 하는데 그것도 안 들어주면 인간도 아니오” “윤석열 파이팅, 검찰 잘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두 번째 검찰청 순회 일정으로 광주를 찾은 20일,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고검ㆍ지검 청사 일대에 몰려든 인파의 외침은 둘로 갈라졌다. 윤 총장이 청사 안에서 직원 격려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에도 청사 밖은 방문을 환영하는 시민들과 항의하는 시민들로 나뉘어 집회를 이어갔다.

윤 총장의 광주 방문길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이후 양극단으로 갈라진 국민들의 검찰인식이 그대로 드러났다. 보수성향인 자유연대 소속 회원 등 100여명은 광주지검 앞 왼쪽 인도에 진을 치고 윤 총장 응원 집회를 열었다. 2대의 방송차량까지 동원한 이들은 “윤석열 검찰은 죄를 파헤칠 뿐”이라며 “조국 구속”과 “추미애 구속”을 외쳤다. 맞은편 인도에선 진보단체인 광주ㆍ전남 촛불민주시민 소속 회원 70여명이 “검찰이 정치를 해도 되는 거냐”며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맞불 피켓 시위를 벌였다.

20일 오후 광주 고등·지방검찰청 앞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방문을 환영하는 단체(왼쪽)와 윤 총장을 비판하는 단체(오른쪽)가 길 양 옆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총장이 광주고법ㆍ광주지법을 찾아 인사를 하기 위해 검찰 청사를 나설 때에는 5ㆍ18 유가족들이 ‘윤석열 총장, 오월을 어떻게 이해하는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5ㆍ18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고 질문했다. 즉답을 피한 윤 총장은 법원장 예방이 진행되는 동안 유가족들이 법원 앞을 지키고 있자, 100m 거리에 불과한 법원 청사와 검찰 청사 사이를 관용차를 타고 이동했다. 현관 대신 일반인 진입이 불가능한 지하 주차장을 이용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가족 어머니들이 관용차 뒷문을 열고 차 앞을 막아 서자 검찰 직원이 이를 제지하는 등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윤 총장은 광주지검 검사들에게 “광주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민주주의를 위한 희생정신을 깊이 새겨 현안 사건 공판의 공소 유지에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5·18 단체 어머니들이 20일 오후 광주 고등·지방검찰청을 방문한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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