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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사실상 올 스톱, 새파랗게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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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사실상 올 스톱, 새파랗게 얼어붙었다

입력
2020.02.20 17:00
수정
2020.02.20 20: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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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소 예약취소 줄 잇고 학원가도 무더기로 문 닫아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대구 중구 교보빌딩 내 교보문고와 핫트랙스 등이 2일간 폐쇄하고 소독 방역에 나섰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대구 중구 교보빌딩 내 교보문고와 핫트랙스 등이 2일간 폐쇄하고 소독 방역에 나섰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대구가 올 스톱이다. 외식도, 외출도 멈췄다. 발 디딜 틈 없던 대구 도심 거리는 한산하기만 하다 못해 을씨년스럽다. 외식업소는 잇단 예약취소에 아우성이다. 확진자가 나왔거나 스쳐간 건물이나 상가는 어김없이 폐쇄된다. 31번 환자가 던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폭탄이 대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18일 31번 확진자가 나온 뒤 20일 오후 3시 현재까지 39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20일 하룻동안에만 28명이 추가됐다. 그 동안 신종 코로나 청정지역을 유지, 지난 주말엔 대형마트 계산대 줄이 길게 늘어서는 등 회복세를 보였지만 18일부터 급전직하하고 있다.

19일 저녁 대구 중심상권인 중구 동성로, 종로 일대 도심은 인적이 눈에 띄게 끊겼다. 동성로의 한 상인은 “행인이 평소 20~30%도 안 되는 것 같다”며 “가게로 들어오는 손님도 없고 그렇다고 문을 닫을 수도 없고 진퇴양난”이라고 말했다.

어쩌다 외출한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 차림이다. 지난 주말만 해도 착용자가 크게 줄어 10~20%에 불과하던 것이 다시 많아졌다. 20일엔 마스크가 없는 행인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무엇보다 외식업소가 직격탄을 맞았다. 종업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입구에 손 소독제는 물론 열화상감지카메라까지 설치했지만 예약취소에는 역부족이다. 수성구 한 유명 한정식집은 평소 점심때면 주변 인도까지 차량으로 가득 찼으나 19일부터 자체 주차장도 절반 이상 비어있다.

확진자가 스쳐간 건물 사무실 상가 폐쇄도 잇따르고 있다. 수성구 범어3동 삼성화재빌딩은 7층 사무실 입주사 직원 중에 확진자가 나오자 19일 밤 건물 전체를 폐쇄했다. 3일간 소독과 방역을 한 뒤 재개방 한다는 계획이다. 확진자가 근무한 수성구 미술학원, 동구 어린이집도 폐쇄됐다. 중구 교보빌딩 1층, 북구 매천동 농산물도매시장 상가 일부 등도 18일 밤부터 2, 3일간 문을 닫고 소독에 나섰다. 경산시 부시장실과 시의회, 하양행정복지센터, 대구 상수도사업본부 달서사업소도 폐쇄됐다.

‘대구의 대치동’으로 불리는 수성구 범어ㆍ만촌동 일대 학원가도 무더기로 문을 닫았다. 31번 확진자가 입원한 병원 인근지역이어서 불안감이 어느 지역보다 높은 탓이다. 독서실이나 과목별 학원은 물론 재수종합학원 일부도 23일까지 휴원하고 소독과 위생시설을 재점검하고 있다. 수성구 한 신협 헬스장도 19일부터 2주간 휴관키로 했다.

20일 오전 대구 남구 대구도시철도 1호선 서부시외버스정류장역 전경. 독자 제공
20일 오전 대구 남구 대구도시철도 1호선 서부시외버스정류장역 전경. 독자 제공

대구시교육청은 19일 조기방학 형태로 유치원을 휴원한 데 이어 도서관도 대부분 휴관키로 했다. 초중고 개학연기는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이번 주 안에 연기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시민들의 외출자제는 지하철 이용객 수에서도 확인된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확진자가 나오기 전날인 17일 42만861명이던 도시철도 이용객 수는 18일 39만4,690명으로 줄었다가 19일 30만5,790명으로 급감했다. 23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20일 최종집계는 더욱 줄 것으로 보인다. 유동인구가 감소하면서 도심 교통은 한결 원활해졌다. 이모(50ㆍ회사원)씨는 “오후 7시를 전후해 30분은 걸리던 도심 도로를 10분만에 주파했다”며 “이러다 정말 큰 일 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화예술계는 그로기상태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2, 3월 계획한 기획공연이나 시립합창단ㆍ교향악단 정기공연 등을 4월 이후로 연기했다. 인기가수 공연 등도 전면 취소됐다.

양모(54ㆍ회사원)씨는 “회사에서 정말 급한 일이 아니면 둘러앉아 하는 회의도 자제중”이라며 “당분간 헬스장이나 사우나도 포기해야겠다”고 말했다.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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