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3차 교민들 국방어학원 입소 1주일…차분하지만 불안감은 여전 
19일 오전 146명이 격리 생활하고 있는 국방어학원 정문 앞을 경찰관 6명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외부인은 전혀 없고 인근 군부대를 오가는 차량만 다니고 있다. 임명수 기자

“입덧이 심한 며느리가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해 가져왔는데 가능할까요?”

19일 오전 11시30분쯤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 합동군사대학교 예하 국방어학원 앞에서 서성이던 노부부가 보초를 서고 있는 경찰에게 한 말이다. 경기 부천시에서 왔다는 이들은 지난 13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3차 전세기를 타고 입국해 국방어학원에 격리 생활중인 중국인 며느리에게 주려고 음식을 싸왔다고 했다. 노란색 보자기에 싸인 음식은 양이 상당해 보였다.

노부부는 “며느리가 지난 명절 때 친정집(우한)에 갔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돌아오지 못하다 간신히 3차 전세기에 올랐다”며 “임신으로 입덧이 심해 도시락을 먹을 수 없고, 시어머니가 해준 고기가 먹고 싶다는 말에 부랴부랴 고기와 밥, 반찬 몇 가지를 가져 온 것”이라고 사정을 들여줬다. 이어 “음식이 입맛에 안 맞고 혼자 있어야 하는 것이 답답할 뿐 격리 생활 자체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은 없다고 하더라”며 “사태가 빨리 마무리돼 며느리가 시설에서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가슴을 졸였다.

10여 분 뒤 직원이 나와 음식을 받아간 후에도 한참을 기다리던 이들은 ‘음식 잘 받았다’는 문자메시지를 확인한 뒤에야 돌아갔다.

19일 낮 12시쯤 국방어학원에 격리 생활하고 있는 중국인 며느리에게 음식을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직원이 음식을 들고 어학원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임명수 기자

이들이 빠져나간 뒤 국방어학원을 찾은 외부인은 없었다. 어학원 정문은 경찰관 6명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맞은편 컨테이너에는 이천경찰서와 이천시 등에서 나온 직원 몇 명만 있을 뿐 외부인은 거의 없었다.

국방어학원에서 직선거리로 700m 남짓 떨어진 이황1리 마을은 인적이 더 뜸했다. 일주일전만 해도 마을회관에 모여 “왜 우리 마을이냐”, “정부에서 정했는데 반대한다고 안 오겠느냐”며 불안감을 보이던 주민들조차 보이지 않았다.

30여 분 만에 만난 한 주민은 “시에서 마스크와 세정제를 지원 받고, 방역을 자주 하지만 주민들이 나오지 않는다”며 “나도 오늘 읍내에 5일장이 서 마스크 쓰고 다녀오긴 했지만 찜찜하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런 분위기는 국방어학원과 야산 하나를 사이에 둔 이황5리 군인아파트 쪽도 마찬가지. 거리를 오가는 주민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했고, 가까운 거리도 차로 이동한다고 했다.

안용근 이황5리 이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주 입소 직후부터 하루 2차례 방역이 이뤄지고 세대당 마스크 25개, 세정제 2개 등이 지급돼 큰 동요없이 차분한 분위기”라며 “하지만 불안한 마음은 여전한지 밖으로 나오는 주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에서 확진자가 나온 게 ‘지역감염’이란 소문이 돌아 오늘은 더더욱 안 나온다”며 “더 확산되지 않아야 할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천시가 이황1리 마을 입구에 컨테이너 임시 현장시장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오가는 시민은 거의 없는 상태다. 임명수 기자

한편 지난 13일 입소한 146명은 처음 이틀 동안은 다소 불편함을 느꼈지만 이후엔 본인 휴대폰으로 물건을 주문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함께 국방어학원 건물에 상주하는 한 연락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처음에는 이것저것 필요한 물건 요청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메모에 ‘고맙다’ ‘감사하다’ ‘고생 많다’ 격려하는 분들도 계신다”고 전했다.

이천=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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