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수석부회장, 책임경영 역할 커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1년 만에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다. 다만 미등기 임원은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현대차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역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19일 열린 현대차 이사회는 정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지 않는 대신 현대차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상현 재경본부장(전무)을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정 회장은 임기 종료일인 다음달 16일 이후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게 된다. 새 의장은 3월19일 정기주주총회 이어 열리는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정 회장은 1999년 3월부터 현대차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겸직해왔다. 이번 이사회 결정에 따라 21년 만에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게 됐다. 올해 만 82세인 정 회장은 노환 등으로 실질적인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이사회에도 2018년 이후 참석하지 않으며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뗀 상태다.

이날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로 의결된 김상현 전무가 다음달 주총에서 최종 선임되면 현대차는 정 수석부회장, 이원희ㆍ하언태 사장,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사장), 김상현 전무의 5인 체제로 구성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 추진과 대규모 투자 계획에 따른 이사회의 재무적 의사결정 기능 강화를 위해 CFO를 등기임원으로 선임했고, 정 회장은 미등기 임원이자 회장으로서 역할을 지속한다”며 “미래 분야 투자를 통한 지속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수익성 최우선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났지만, 정 수석부회장이 곧바로 이사회 의장직을 이어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LG그룹을 제외한 대기업 대부분은 총수가 이사회 의장을 맡지 않고 있다. 다만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핵심 계열사 사내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만큼 경영에 대한 영향력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번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해 사업 목적에 모빌리티 등 기타 이동수단과 전동화 차량 등의 충전 사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말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로보틱스 △개인용비행체(PAV) △신에너지 등의 미래사업 역량을 위해 2025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0)’에서 PAV를 기반으로 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 진출을 밝히기도 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