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진 대구에 유언비어도 쓰나미처럼 밀어닥치고 있다. 신종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보다는 불필요한 공포심과 증오만 부채질한다는 지적이다.
18일 오후부터 퍼지기 시작한 ‘신종코로나 스미싱 피해자 58명 대구 북부경찰서에 신고’ 유언비어다. 인터넷카페나 각종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내용은 “오늘 코로나 피싱을 당했다. 문자로 대구코로나 확진 내용이 와서 클릭했는데 바로 은행계좌에서 통장 전액이 인출됐다. 경찰에 신고하니 대구북부경찰서에 접수된 게 58건이라고 한다”는 내용이다.
대구경찰청은 “이 같은 유언비어가 유포되고 있어 확인 결과 북부서는 물론 대구 전체적으로 신종코로나로 피해를 봤다는 신고는 단 1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마스크 무료배포’, ‘코로나로 인한 택배배송 지연’과 같은 신종코로나 정보를 가장한 스미싱 문자 시도가 늘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 확진자가 나오자 말을 지어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클릭할 경우 악성코드가 설치돼 정보를 빼내거나 다른 사이트 연결을 유도해 빼갈 수 있지만 클릭과 동시에 돈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뿐만 아니다. 31번 확진자가 교통사고로 입원 중에도 2차례나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녔다는 사실을 소재로 한 유언비어도 난무한다. △대구의료원에 신천지교회 신도들이 시위 중이다 △대구의료원에 격리중이던 환자 2명이 몰래 도망갔다 △31번 확진자가 집에서 자가격리하겠다며 발버둥치고, 제압하는 간호사 마스크를 벗기고 몸싸움을 시도했다 △대구의료원 간호사 다수가 폐렴 검사 진행 중이고, 환자가족 및 신천지 신도들이 병원으로 몰려와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 는 것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고 있다.
이런 유언비어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 단지 19일 새벽 격리환자 2명이 병원 시설 등에 불만을 품고 간호사에게 “집으로 간다”고 한 적은 있지만 난동을 피운 사실은 없고 설득 끝에 다시 입원 치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신종코로나 확산을 계기로 그럴듯한 말을 지어내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며 “질병관리본부나 대구시 등 공식 발표와 공신력 있는 매체 보도 이외에 출처가 불분명한 주장을 함부로 퍼나르는 일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