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르포] “얼마나 더 나올까” 흉흉한 대구… 대학병원 응급실 4곳 폐쇄

알림

[르포] “얼마나 더 나올까” 흉흉한 대구… 대학병원 응급실 4곳 폐쇄

입력
2020.02.19 19:00
수정
2020.02.19 19:43
4면
0 0

“의심환자 내원” 영남대ㆍ경북대 응급실 등 도미노

불안감에 상점 등 거리도 썰렁… 유언비어도 난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 동산병원 응급실이 폐쇄돼 있다. 김재현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 동산병원 응급실이 폐쇄돼 있다. 김재현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 동산병원을 방문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채 지나가고 있다. 김재현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 동산병원을 방문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채 지나가고 있다. 김재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대구가 ‘공포의 도시’가 되고 있다. 주요 병원들의 응급실이 문을 걸어 잠그면서 긴급환자 처리가 차질을 빚게 됐고 병원과 관련한 유언비어까지 난무하면서 일부 도시기능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 청정지역을 자부하며 다음달 BTS 공연과 대구시민의 날 행사 추진에 골몰하던 대구에서는 대학병원 4곳의 응급실이 줄줄이 폐쇄되고 신종 코로나 가짜뉴스 마저 꼬리를 물면서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다.

19일 오전 10시30분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 동산병원 앞. 43번째 확진자가 입원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이곳에는 정문으로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었다. 삼엄한 분위기에 건물 곳곳엔 ‘코로나 19 감염증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출입문을 폐쇄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나붙었고, 응급실은 18일부터 문이 닫혔다.

퀵서비스 오토바이 기사도 병원에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서 고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기사는 “평소에는 병원 안에 들어가 물건을 수령하지만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는 바깥으로 나와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 동산병원 과 인접한 대구도시철도 2호선 강창역 부근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채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김재현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 동산병원 과 인접한 대구도시철도 2호선 강창역 부근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채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김재현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 동산병원 옆에 위치한 약국 앞을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채 지나가고 있다. 김재현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 동산병원 옆에 위치한 약국 앞을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채 지나가고 있다. 김재현 기자

약국이 밀집한 병원 인근 건물에도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한 병원 방문객들이 이어졌고, 계명대 국제센터에는 경직된 표정의 외국인 학생들이 마스크로 중무장한 채 강의실로 들어가고 있었다.

신종 코로나 의심환자가 나온 영남대의료원도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18일 즉각 응급실을 폐쇄한 이 의료원에는 발열상태를 체크한 후 통행권을 가진 시민들만 들어갈 수 있었다. 19일 어머니 갑상선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는 박모씨는 “신종 코로나 소식에 진료를 포기할 생각도 했다”며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따로 챙겼다”고 말했다. 이 의료원은 이날 낮 12시 응급실을 개방했다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오후 3시 다시 폐쇄했다.

대구 남구 대명동 영남대의료원을 방문한 대구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채 이동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대구 남구 대명동 영남대의료원을 방문한 대구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채 이동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대구 남구 대명동 영남대의료원 인근 식당에 '최근 중국을 다녀오신 분들은 출입을 금지합니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김재현 기자
대구 남구 대명동 영남대의료원 인근 식당에 '최근 중국을 다녀오신 분들은 출입을 금지합니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김재현 기자

의료원 인근 일부 식당과 미용실, 카페는 ‘최근 중국 다녀오신 분들은 출입을 금지합니다’라는 우리말과 중국어 안내문을 부착해 놓기도 했다. 한 식당 업주는 “신종 코로나가 시작될 때부터 안내문을 붙여놓기는 했는데 갑자기 대구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니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의 경북대병원도 입장 제한 라인을 설치하고 응급실을 폐쇄했다. 중증외상환자나 신규 환자도 발길이 끊어졌다. 경북대병원 주변엔 이날 오전 확진자가 이송되는 사진이 온라인 상에 떠돌면서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병원은 유일하게 폐쇄되지 않은 병원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때 환자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으나, 이날 낮 12시 응급실이 폐쇄되면서 찬바람이 불고 있다.

대구 31번 확진자가 예배를 봤다는 신천지 대구교회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건물은 현재 출입금지 돼 있다. 김재현 기자
대구 31번 확진자가 예배를 봤다는 신천지 대구교회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건물은 현재 출입금지 돼 있다. 김재현 기자

한편 31번째 확진자가 지난 9일, 16일 두 차례 1,000여명의 신도와 함께 예배를 봤다는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주변은 한산했다. 교회도 자진폐쇄했다. 신천지 측은 “9, 16일에 대구교회를 방문한 성도님이 있다면 자가격리 해주시기 바란다”며 “지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전국 모든 교회에서 당분간 모든 예배 및 모임을 진행하지 않고, 온라인 및 가정예배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신종 코로나 유언비어도 폭증하면서 공포를 부채질하고 있다. ‘신종코로나 스미싱 피해자 58명 대구 북부경찰서에 신고’ 유언비어는 18일 오후부터 인터넷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오늘 문자로 대구 코로나 확진 내용이 와서 클릭했는데 바로 은행계좌에서 통장 전액이 인출됐다’는 내용이었지만 대구 전체에 피해자는 1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31번째 확진자와 관련된 유언비어는 구체적으로 난무하고 있다. 신천지교회 신자들의 대구의료원 시위, 격리된 환자 2명 도망, 31번 확진자가 자가격리 요구하며 간호사 마스크 벗기고 몸싸움, 간호사 다수 폐렴 검사 등의 얘기가 나왔으나 경찰 조사결과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대구시는 21일 ‘새로운 대구시민의 날’ 기념식과 각종 행사를 전면 취소하는 등 ‘코로나 대응 비상체제’로 전환했고, 대구시교육청도 유치원 휴업과 방과후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초중고 개학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대구=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대구=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