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현관 모습. 배우한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수사·기소 판단 주체를 분리하겠다는 화두를 던진 뒤 검찰 일선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대구지검 상주지청에 근무하는 평검사인 이수영(31ㆍ사법연수원 44기) 검사도 검찰 내부망에 추 장관 방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글을 올렸다.

이 검사는 18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검사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제가 알고 있는 검사는 소추관”이라고 강조했다. 이 검사는 “소추기관인 검사는 공소의 제기나 유지뿐만 아니라 수사의 개시 단계부터 관여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이 검찰 내부 통제를 위해 제3자가 수사팀이 작성한 수사기록을 보고 기소 여부를 검토하도록 한다는 취지를 전면 반박한 셈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3일 부산고검ㆍ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수사는 소추에 복무한다”고 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울러 이 검사는 추 장관 논리대로라면 수사 검사가 기소 후 직접 공판에 참여하는 ‘직관’도 할 수 없는 것이냐고 물었다. 결재제도, 부장회의, 검찰시민위원회 등 수사검사를 견제하는 여러 장치가 있다는 점도 나열했다. 그는 “수사검사가 독단에 빠져 무리한 기소를 해 무죄가 선고되면 수사 검사에게 벌점이 부과되고 인사에 반영된다”면서 “기소 검사가 무리한 기소를 하거나 무리한 불기소를 하면 누가 책임을 지게 되냐”고 지적했다.

이 검사는 수사·기소 분리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국 검사장 회의 내용도 공개해줄 것을 요청했다. 추 장관은 21일 법무부 장관으로서는 강금실 전 장관 이후 17년 만에 전국검사장회의를 연다. 이 검사는 “제도에 대한 깊은 이해로 수준 높은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어떤 논의가 이뤄지는지도 꼭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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