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전략으로 되겠나” 압박면접… 현역들 ‘부울경’ 면접 진땀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오후 국회에서 인재영입 발표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통합당) 텃밭인 영남권 공천이 본격화되면서, 이들 지역에서 4ㆍ15 총선에 나서려는 후보들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이미 대대적 물갈이를 예고한데다, 통합당 출범 이후 공천개혁 문제로 시선이 쏠리는 것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산ㆍ울산ㆍ경남(PK) 지역구 면접에 나선 후보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면접에 대기하는 후보자들의 모습부터 이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현역 의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한 현역 의원은 면접에 앞서 당 사무처 직원에게 “김형오 위원장이 어디에 앉느냐”고 자리배치까지 확인했다. 울산이 지역구인 한 현역 의원은 면접이 끝난 다른 후보자에게 “무슨 질문이 나왔느냐”고 물었다. 현역 의원으로서의 프리미엄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후보자들을 향한 공천관리위원들의 질문은 더욱 날이 서 있었다. 직설적으로 불출마 결단을 압박하는 내용도 들렸다. 재선인 이채익 의원(울산 남갑) 면접에서는 전날 불출마를 선언한 정갑윤 의원을 거론하며 “오래하신 분들이 그만두고 있는데, 그럴 의향은 없느냐”고 압박했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부산진구갑 면접에선 한 후보자를 향해 “그런 전략으로는 86세대 상징인 김 의원을 이길 수 있겠느냐”고 몰아붙이기도 했다. 압박면접이나 다름없었다. 당초 예정보다 10분이나 늦어진 부산남갑 면접을 끝낸 박수영 예비후보는 “한 후보자에게 도덕성 문제로 질의가 집중됐는데 압박면접을 보는 듯 했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부산과 울산, 경남 창원 지역구 심사를 시작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석연(왼쪽부터) 공관위 부위원장, 김형오 위원장, 김세연 위원(오른쪽) 등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면접장에서는 영남권 현역 의원 절반 이상을 물갈이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강하게 배어 나왔다. 영남권 면접 시작인 이날에 맞춰 김 위원장이 현역 불출마에 대한 첫 입장문을 낸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김 위원장은 “나를 불살라 전체를 구하려는 살신성인의 용단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자명하다. 좋은 후보, 이기는 후보를 공천해 반드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이날 초선 장석춘(경북 구미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장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구미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준 사실을 불출마 배경으로 설명했다. 그는 “누군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에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구ㆍ경북(TK) 지역구 의원으로는 유승민(대구 동을) 정종섭(대구 동갑) 의원에 이어 3번째다. 초선인 장 의원까지 불출마 대열에 합류하면서, 남은 TK 현역 중진들을 향한 압박도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TKㆍPK 컷오프(공천배제) 결과는 오는 20일 면접 심사 이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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