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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코로나發 비상경제 시국… 책상 위에 대책들 다 꺼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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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코로나發 비상경제 시국… 책상 위에 대책들 다 꺼내라"

입력
2020.02.18 22:00
수정
2020.02.18 23:5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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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금융 지원ㆍ세제감면 검토 지시, 이달 말까지 1차 대책 내놓을 듯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덮친 경제 상황을 ‘비상경제시국’으로 규정했다. 특별금융 지원 및 세제 감면 등을 검토하라는 긴급 지시도 내렸다. 특별재난지역 지정에 준하는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여당 일부에서는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문 대통령은 구체적 정책패키지 구성은 정부 몫으로 돌렸다. 청와대는 “2월 말까지 1차 종합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시간표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로 한국경제가 처한 총체적 위기 상황을 조목조목 짚었다. 먼저 “우리 수출 비중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 중국에 대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관광ㆍ문화ㆍ여가 등 서비스업의 타격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소비와 내수가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스나 메르스 때보다 훨씬 크고 긴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고 염려했다.

문 대통령은 “큰 타격” “크게 위축” “크고 긴 충격”이란 표현도 여러 차례 썼다. 그간 ‘경제는 심리’라는 금언에 따라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비관적 표현은 좀처럼 쓰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찬물 더운물 가릴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 정부는 총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문 대통령은 밝혔다. 그는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하는 특단의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위기 때면 모범답안 식으로 내놓는 정책 패키지는 거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대신 “비상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떤 제한도 두지 말고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적 상상력을 발휘하라”, “전례가 있다, 없다를 따지지 말고 생각할 수 있는 대책들을 책상 위에 모두 꺼내 놓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정책은 타이밍이 생명이다. 비상한 시기인 만큼 실기하지 않고 긴급하게 처방해야 한다”며 늦지 않게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 긴급지시와 관련, “최대한 빠른 시기에 정책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움직일 것”이라며 “2월 말까지 1차 대책을 발표한 이후 추가 정책을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요구한 대책은 중소기업ㆍ소상공인 등에 대한 특별금융 지원 및 임대료ㆍ조세 부담 완화 등이다. 기업 투자 인센티브 확대, 과감한 규제혁신 등도 주문했다. 아울러 소비쿠폰ㆍ구매금액 환급 등 소비 진작 대책 필요성도 언급하며 “필요하다면 파격적 수준의 지원 방안을 적극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민들을 향해서도 “과도한 공포와 불안은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한다”며 “정상적인 경제활동과 일상생활로 복귀해 주신다면 경제회복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이 ‘긴급지시’라는 이례적 형식을 취한 건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민간소비가 급감한 것과 무관치 않다. 그간 경제 심리를 해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경제의 긍정적 면을 강조해왔지만,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돌파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담겼다. 여권 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민간소비가 거의 반토막 난 것으로 안다”고 우려를 전했다.

비상 상황에 대응하면서 ‘전례를 따지지 말라’고 주문한 것도 법적 요건에 부합하지 않은 경우라도 조세 감면 등의 지원이 가능한 길을 찾으라는 주문으로 풀이 된다. 특히 총선 국면이긴 하지만 입법이 필요할 경우 야당을 적극 설득하는 등 총력전을 펴야 한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당장 추경 필요성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서울 중랑구의 동원전통종합시장을 찾는 등 과도하게 위축된 경제심리 되살리기에 힘을 보탰다. 앞서 문 대통령은 남대문시장을 찾았고, 정세균 국무총리도 전통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동원시장은 인근 음식점에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알려진 이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여사는 이날 동원시장에서 장을 본 뒤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가 한동안 문을 닫았다 다시 연 음식점에서 인근 상인들과 식사도 함께했다. “확진자가 다녀갔어도 소독하면 안전하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해 보이기 위해서였다. 이연복ㆍ박준우 셰프가 김 여사와 동행했다. 이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 필요한 식자재를 구매하고, 오찬도 함께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우리에게는 어려움 속에서 서로 돕는 환난상휼의 전통이 있다”며 “어려울 때 한마음으로 이겨내고 계시는 상인 여러분께 감사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은 IMF 경제위기, 일본 수출규제도 잘 극복했다. 함께 극복하면서 이겨내자”고 격려했다.

시장에서 생강과 꿀을 구입한 김 여사는 이를 생각청으로 만들어 임시 생활시설에 있는 우한 교민 및 관계자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고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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