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조국 수호 총선 안 된다, 김용민 사태 잊었나”
與 지도부, 뒤늦게 김남국 출마 만류… 위기 관리 허점
김남국(왼쪽) 변호사와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임미리 칼럼 고소’ 사건으로 4ㆍ15 총선 초반 타격을 입은 더불어민주당이 또 다시 위기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조국 사태 등 여러 국면에서 소신 행보를 해왔던 금태섭 의원 지역구에 조 전 장관 지지자로 알려져 있는 김남국 변호사를 ‘저격 공천’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면서다. 민주당 지도부는 수습에 나선 모습이지만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당’이라는 프레임에 스스로 갇힌 게 아니냐는 우려가 당 내에서 커지고 있다.

18일 민주당에선 때 아닌 ‘조국 논란’이 재현됐다. ‘조국백서추진위원회’에 필자로 참여했던 김 변호사가 서울 강서갑 출마 기자회견을 예고하자 금 의원이 “이번 총선을 ‘조국 수호 선거’로 치를 순 없다”고 지적하면서다.

금 의원은 의원총회 전 기자들과 만나 “조국 수호 이슈가 되는 선거를 치르는 건 미래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자칫하면 유권자에게 저희가 하는 일이 절대 틀리지 않다는 오만한 자세로 비칠 수 있다”며 “강서갑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 전체 선거에 영향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강서갑이 19대 총선 때 노원갑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서울 노원갑 출신 정봉주 전 의원이 출마하지 못하게 되자 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은 정 전 의원과 함께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에 출연했던 김용민 PD를 후보로 공천했다. 하지만 김 후보의 과거 여성 폄훼 발언이 문제가 됐고 총선 판세 전체에 영향을 미쳐 민주통합당은 1당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정 전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금 의원 저격수를 자처하면서 강서갑 출마 의사를 밝혔다가 당으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뒤이어 조국 지지자인 김 변호사가 출마를 예고했다. 여기에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경선 지역으로 돌려도 되는 강서갑을 ‘추가 공모’ 지역으로 결정하자 당 안팎에선 “평소 당에 밉보였던 금 의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계속되는 리스크 관리 실패에 총선 악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당이 친문 지지자들 목소리에 끌려가는 것으로 유권자들에게 비춰질 수 있어 중도층을 민심을 잡아야 하는 입장에서 악재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보수 야당은 외견상일지라도 통합과 탈박근혜를 선언하면서 외연을 넓힌다”며 “그런데 진보를 자처하는 민주당이 열성 지지자들 목소리 외엔 귀를 닫는 모습이 연출되는데, 당의 리스크 관리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조국 사태 프레임에 말려들 수 있는 김 변호사를 입당식까지 치르며 모셔오는 듯한 모양새를 취한 것부터 실책이었다는 지적도 많다.

논란이 커지자 당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던 김 변호사에게 직간접적으로 출마를 만류하며 수습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예정된 기자회견은 취소했지만 자신의 페이스북에 “왜 일부 언론의 허구적인 ‘조국 수호’ 프레임을 선거에 이용하려고 하는가”라고 글을 올려 당과 금 의원을 동시에 겨냥했다. 상황이 완전히 정리되지는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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