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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파스타 소스 사서 요리하는 식당’ 거론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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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파스타 소스 사서 요리하는 식당’ 거론한 이유는?

입력
2020.02.19 01:00
수정
2020.02.19 07:4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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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청서 수사권 조정ㆍ공판 중심주의 등 변화 대응 강조

수사ㆍ기소 분리 갈등 지속, 평검사 비판글에 법무부 해명 댓글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대비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대비 전국 지검장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파스타 식당에서 직접 원재료를 만들기도 하지만, 어떤 식당은 캔에 든 소스와 면을 사서 요리할 수도 있다.”

취임 이후 첫 지방검찰청 순시에 나선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13일 부산고검ㆍ지검 직원들 앞에서 대뜸 파스타 식당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시행으로 검찰의 직접수사 총량은 줄어들겠지만, 경찰이 송치하는 사건을 제대로 보완 수사해 기소하는 검찰 본연의 업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윤 총장의 발언을 검경 수사권조정 및 법원의 공판중심주의에 따라 변화하는 사법 환경에 대한 검찰의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검찰) 수사와 기소는 한 덩어리”라는 윤 총장의 발언 또한 검찰 수사ㆍ기소 분리 카드를 꺼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직접 겨냥한 게 아니라는 관측이다. 실제 윤 총장은 부산청 직원들 앞에서 피의자나 참고인 진술을 받아 적기 바쁜 수사 관행을 지적하며, “출제 경향이 달라졌는지도 모르고 산 속에서 공부하고 있는 격이다”라고 쓴 소리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판중심주의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법정 상황을 도외시한 채 조서재판에 매달리고 있는 검찰을 비판한 것이다.

공판중심주의에 대한 윤 총장의 강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앞서 윤 총장 지시로 서울중앙지검에 사법농단 사건을 담당할 특별공판팀이 꾸려졌고,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역시 수사팀 일부가 직접 공판에 투입됐다. 이는 윤 총장 스스로가 공판에 참여한 경험이 많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그는 실제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이나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에 직접 공판 검사로 참여했다. 검찰 관계자는 “법정에서 치열한 법리 싸움이 이뤄질 사건은 사실관계를 제일 정확히 아는 수사 검사가 직접 공소 유지를 해야 한다는 게 총장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윤 총장의 공판중심주의 강조가 추미애 장관의 개혁방향과 충돌한다는 점이다. 윤 총장은 공판중심주의에 따라 수사검사가 기소는 물론 공판도 직접 맡아야 한다는 취지인 반면, 추 장관은 수사ㆍ기소 판단 주체를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추 장관은 21일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이 방안을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이 크다.

검찰 안팎에서도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대구지검 상주지청에 근무하는 이수영(31ㆍ44기) 검사는 18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제가 알고 있는 검사는 소추관”이라면서 “과연 수사 없는 기소, 기소를 염두에 두지 않는 수사가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검사의 글에 김태훈(49ㆍ30기) 법무부 검찰과장이 직접 댓글을 달아 법무부 입장을 해명하기도 했다. 김 과장은 “(검사장회의에서) 쾌도난마처럼 명료한 해답이 나오리라 기대하진 않는다”면서 “문제가 어디 있는지 공감대를 찾는 게 시작”이라고 밝혔다.

국정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2013년 10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증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국정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2013년 10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증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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