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반지하 5가구 중 3가구가 서울에
서울시, 반지하 집수리 공사 지원
영화 ‘기생충’에서 기우(최우식)ㆍ기정(박소담) 남매가 사는 반지하 집의 화장실 가장 높은 곳에 변기가 설치돼 있다. 정화조보다 높은 곳에 변기를 설치해 역류를 막기 위한 것이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기생충' 속 기택 네 반지하 화장실 모습.

영화 ‘기생충’의 배경이 된 반지하 주택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사는 주민 A씨는 자신의 집 주변(손기정로32)이 촬영 관광지로 뜨고 있는 현실이 달갑지만은 않다. 소방차도 들어오기 힘든 좁은 골목, 비 내리는 날이면 물 새는 삶의 공간이 낯선 관광객들에게 ‘신기한’ 공간으로 소비되는 현실이 불편하다.

‘기생충’ 속 기택(송강호)처럼 반지하 주거자들이 이 마을에 적지 않다. 연교(조여정)는 자신의 남편 운전기사인 기택의 몸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에 코를 막는다. 기택은 소독차가 내뿜는 소독약이 스며들고 장마철엔 거실에 물이 넘치며, 때론 행인들의 노상방뇨 장면을 ‘강제로’ 목격해야 하는 곳에서 산다.

앞으로 반지하 거주자들의 이 같은 일상 경험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반지하 주거 환경 개선사업에 착수한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한국에너지재단과 함께 반지하 집수리 공사 지원사업을 펼친다. 올해 경제취약계층 1,500가구를 대상으로 설정했다.

가구당 지원액은 최대 320만원으로, 장마 침수 피해 후 습기와 곰팡이 제거를 위한 제습기 및 냉난방 개선을 위한 에어컨 설치 등에 쓰인다. 시 관계자는 “작년 도봉구 내 반지하 1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실태 조사 결과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한 창문 가림막과 화재 예방을 위한 화재경보기도 설치된다.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 세대가 지원 대상이다. 시는 25개 자치구 공고를 통해 3월부터 접수를 하고, 대상을 선정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에 약 38만3,000가구가 반지하에 살고 있으며, 이 중 22만 8,467가구(59.5%)가 서울에 몰려 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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