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전세기로 귀국시킨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미국인 탑승객 중 14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감염이 확인되기 직전까지 다른 승객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 감염 발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격리돼있던 미국인 300여명이 이날 전세기 2대로 본토에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각각 캘리포니아주 트래비스 공군기지와 텍사스주 래클랜드 공군기지에 내린 승객들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감독 아래 14일간 추가 격리 생활을 하게 된다.
미 국무부와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에 귀국한 미국인 중 14명이 신종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하선 전 이미 신종 코로나 감염 증상을 보였던 44명은 애초부터 전세기 탑승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귀국 과정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14명은 전세기 내부 특별 차단구역에 격리된 채 고국으로 이송됐다. 착륙 직후 확진자 중 13명은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고, 증상이 없는 1명과 전세기 내에서 발열 증상을 보인 승객들은 공군기지 내 의무실에 격리됐다.
문제는 감염 사실을 몰랐던 확진자들이 다른 승객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국무부 관계자는 “출국을 위해 승객들이 버스를 타고 도쿄 하네다 공항으로 향하던 중 일본 당국의 검사 결과를 받았다”면서 “바로 차량을 세우고 확진자들을 격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확진자들이 이미 40여분간 다른 승객들과 함께 이동하며 접촉한 뒤였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일본에는 아직 미국인 크루즈 탑승객 60여명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확진자나 그 가족이 아님에도 귀국을 거부한 일부 승객들은 잠복기 상태일지 모를 다른 승객과 장거리 비행을 하며 신종 코로나에 감염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부는 “일본에 남은 미국인과 캄보디아에 있는 또 다른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의 미국인 약 200명의 상태를 계속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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