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해 당내 단합을 촉구했다. 펠로시 의장은 17일(현지시간) 방송된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결하기 위해 나선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중 누구라도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나은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하지 않도록 당이 단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방송된 인터뷰에서 “그(트럼프)가 재선되는 상황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우리는 미래에 대한 우리만의 비전을 가져야 하고 민주당이 미국에 대해 더 나은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활력이 있고 견해 차이를 가진 정당이며 당내 견해 차이는 해결될 것이라고 희망적 예상을 내 놨다.
펠로시 의장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비롯해 민주당 후보들이 비전과 지식, 판단, 전략적 사고를 제시하는 논쟁에 귀중한 기여를 했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시장, 블룸버그 전 시장 등이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당내 경선에서 진보파와 중도파의 의견 다툼이 감정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현 상황을 봉합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직후 대통령 연설문을 찢은 행동에 대해서도 펠로시 의장은 설명을 내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상ㆍ하원 합동의회 형식으로 하원에서 진행된 국정연설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낮은 실업률, 주가 상승, 무역 합의 등 치적을 내세우며 ‘위대한 미국의 귀환’을 강조했지만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후 국정 연설문을 손으로 찢는 장면을 연출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을 하면서 하원을 ‘리얼리티 쇼’의 배경으로 삼았다고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를 때 펠로시 의장이 악수를 위해 내민 손을 외면한 것과 국정연설문을 찢은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면서 “대통령이 하원 의사당을 리얼리티 쇼의 배경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에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짓말이 없는 페이지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재선 유세를 방불케 한 트럼프의 연설에 공화당은 갈채를 보냈지만, 민주당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펠로시 의장은 연설 후 성명을 내고 기만적인 연설이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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