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국의 압박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출하량 기준으로 세계 1위인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던 목표가 힘들어지게 된데다 화웨이가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이용하는 것도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1분기 스마트폰 시장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정보 업체 캐널리스는 1분기 중국 시장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작년 동기보다 50%나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인구 6,000만명의 후베이성이 완전히 봉쇄돼 거의 모든 경제 활동이 중단된 가운데 중국의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대부분 스마트폰 판매 점포는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고객들은 타오바오나 징둥 같은 온라인 채널에서만 스마트폰을 살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여전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일체의 행사를 허용하지 않는 가운데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신작 발표와 홍보 등 활동에도 애를 먹고 있다. 또 중국의 많은 지방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춘제 연휴 이후 ‘외지’에서 돌아온 사람을 예외 없이 14일간 자가 격리토록 하는 조처를 하면서 중국 내 많은 스마트폰 공장의 근로자들이 일터로 제대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중국 내 마지막 스마트폰 생산 기지인 광둥성 후이저우 공장 가동을 중단해 신종 코로나로 인한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태다.
더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상무부가 이 같은 규제를 담은 ‘해외 직접 생산 규정’ 수정안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직접 생산 규정은 미국산 군사용ㆍ국가안보 관련 제품 기술에 대해 해외기업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규제는 최근 수 주간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논의되다 최근 제안됐다.
미 상무부는 화웨이를 표적으로 한 또 다른 규제 강화를 추진 중이다. 제3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미국산 부품 비중이 25%가 안 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미 정부로부터 라이선스 발급 없이 화웨이에 공급할 수 있었는데, 미 상무부는 미국산 부품 제한선을 10%로 낮춰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2018년 5월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뒤 규제 강화를 지속하고 있다. 이번 규제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 리서치 등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과 대만의 TSMC 같은 반도체 기업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와 별도로 제트엔진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제트엔진 역시 중국이 미국과 유럽 등으로부터 기술독립을 추구하고 있는 분야다. 이와 관련 WSJ는 지난 15일 트럼프 행정부가 제너럴일렉트릭(GE) 공동생산 제트엔진의 중국 여객기 공급 중단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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