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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조원태에 공개토론 제안… 소액주주 표심잡기 전략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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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조원태에 공개토론 제안… 소액주주 표심잡기 전략인 듯

입력
2020.02.17 18:23
수정
2020.02.1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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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하 주주연합)의 대표격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석태수 한진칼 대표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은 지난 13일 한진칼에 사내ㆍ외 이사 수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주주제안을 냈으며, 업계는 3월말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KCGI가 전략적으로 공개토론을 제안한 것으로 보고 있다.

KCGI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주주연합의 금번 주주제안 및 전자투표 요청에 대해 주주, 임직원, 고객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며 “한진그룹의 당면한 경영위기에 대한 현 경영진의 입장을 듣고, 주주연합의 주주제안에 대한 한진그룹의 수용 여부를 확인하며, 한진그룹의 현 위기상황에 대한 동료 주주, 임직원, 고객들의 의견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하여 2월 중 한진칼의 조원태, 석태수 대표이사와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답변 기한을 20일까지로 제안하고, 공개토론이 성사되면 KCGI 측에서는 강성부 대표와 신민석 부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KCGI는 공개토론 제안의 이유로 한진그룹의 실적 부진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한진칼은 2014년 이후 누적 적자가 3,467억원, 대한항공은 무려 1조7,414억원에 이른다”며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최근 5개년 동안 2017년을 제외한 모든 연도에서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는 심각한 경영실패 상태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진그룹은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낙후된 지배구조로 인해 시장에서 실제가치에 대한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KCGI는 2018년부터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경영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으나 한진그룹 기존 경영진은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제대로 된 의지나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업계는 KCGI가 공개 토론을 요구함으로써 주주제안 내용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해 소액 주주들의 표심을 이끌어 내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주주연합이 주주제안에서 추천한 이사들이 항공ㆍ물류업의 전문가가 아니거나 현업에서 은퇴한 인사들로 구성돼 “다소 실망스럽다”는 업계의 평가를 뒤집으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진그룹 3대 노동조합은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3자 연합의 각 주체에 대해 비판했다. 대한항공, ㈜한진, 한국항공 노조는 입장문에서 “투기 펀드에 몰려든 돈을 불려 가진 자들의 배를 불리고자 혈안이 되어있는 KCGI의 한진그룹 공중 분할 계획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도건설에 대해서도 “상도덕을 지키고 본업에 충실하라”며 “뒷골목 모리배들이나 할 만한 협잡으로 소탐대실의 길을 간다면 악덕 기업의 오명을 뒤집어 쓰고 한진그룹 전체의 저항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엄포했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해서도 “한진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복수심과 탐욕을 버리고 자중하라”며 “안하무인의 위세로 노동자들을 핍박한 결과로 한진그룹이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는데, 이제 와서 또 무슨 염치로 그룹을 탐내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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