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장관 21일 검사장 회의 소집 “의견 청취일 뿐” 선 그었지만

“요식 행사 그칠 것” 검찰 반발… 법조계 “법무ㆍ검찰 갈 길 잃어”

‘추미애 리스크’ 부상에 총선 앞둔 현역의원들 위기감 호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전 전주지검에서 열린 신청사 준공식장으로 가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꺼내든 검찰개혁 카드가 잇따라 검찰 안팎에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공소장 비공개에 이어 검찰의 수사ㆍ기소 주체 분리까지 꺼내는 카드마다 검찰의 반발은 물론, 진보 진영의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급기야 여권에서는 “오만과 독선 프레임에 갇히면 선거가 어려워진다”면서 ‘추미애 리스크’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17일 검찰 등에 따르면, 공소장 비공개 논란이 한차례 폭풍처럼 지나간 뒤 추 장관이 꺼낸 검찰의 수사ㆍ기소 주체 분리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특히 추 장관이 검찰개혁 방안을 논의하겠다면서 21일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하면서 의혹과 논란이 번지고 있다.

법무부는 21일 회의에 대해 “(검찰개혁 방안에 대한)의견 청취를 위한 자리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법무부는 검찰개혁 방안 관련 △분권형 형사사법 시스템 △검경 수사권 조정ㆍ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 관련 하위법령 제정 △검찰 수사관행ㆍ조직문화 개선 관련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라는 공문을 전국 6개 고등검찰청과 18개 지방검찰청에 내려 보낸 상황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사장들이 취합한 일선 현장 목소리를 토대로 검사장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추 장관이 자신의 개혁 구상에 일방적으로 동의를 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추 장관이 전국 검사장 회의를 앞두고 검찰 내 수사ㆍ기소 판단 주체를 분리하겠다는 화두를 던진 만큼 회의 석상에서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문제는 검찰 안팎에서 수사ㆍ기소 분리라는 추 장관의 개혁방안에 대한 비판론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법조계에서는 구체적인 방향조차 제시되지 않은 설익은 개혁방안으로 도리어 빈축만 살 공산이 크다는 우려가 많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아직 수사ㆍ기소 분리에 대한 제도를 공개하기엔 아이디어 수준에 그친 정도”라면서 “장관이 굳이 나서 힘을 뺄 정도의 사안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꼬집었다. 현직의 한 부장검사도 “거대 담론만 오고 가면 요식 행사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 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구나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실상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법무부와 검찰의 충돌이 일촉즉발인 상황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전국 검사장 회의 전날로 잡은 광주고검ㆍ지검 방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검은 “부산고검ㆍ지검 방문에 이은 현지 검찰청 격려 방문”이라는 설명이지만, 윤 총장이 부산 고검ㆍ지검 행사 직원 간담회에서 수사ㆍ기소 분리 방안에 반대하는 뜻을 밝혔던 것처럼 광주 행사에서도 소신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 장관의 잇단 검찰개혁 카드가 논란만 증폭시키자, 검찰 안팎에서는 비판과 불만이 비등하다. 검사장 출신의 개업 변호사는 “추 장관 개인의 자기정치로 인해 법무와 검찰이 갈 길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추 장관의 행보는 정치권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특히 여권에서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처럼 검찰개혁의 상징이 된 추 장관이 도리어 총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부산 연제구를 지역구로 둔 김해영 최고의원은 14일 최고위원회의 공개 발언에서 추 장관을 향해 "검찰개혁은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하지만 추 장관이 추진하는 개혁방안들이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적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비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부탁 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선거를 직접 치러야 하는 현역 의원들 입장에서는 위기감이 더욱 심하다. 한 재선 의원은 “조용한 일 처리와는 거리가 먼 추 장관의 스타일을 익히 알면서도 특히 공소장 비공개 직후로는 ‘저건 정말 문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정권 심판 프레임도 모자라 이렇게 오만과 독선 프레임에 휩싸이면 선거는 갈수록 어려워 진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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