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측근인 유력 정치인의 성(性)적 내용의 동영상을 유출해 파리시장 선거전에서 낙마시킨 러시아 행위 예술가와 그의 애인이 프랑스 경찰에 체포돼 구금됐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은 16일(현지시간) 벤자맹 그리보 전 정부 대변인의 수사 의뢰를 접수한 파리 경찰이 전날 행위예술가 표트르 파블렌스키와 그의 애인 알렉상드라 드타데오를 체포해 현재 구금상태로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파블렌스키는 최근 그리보와 관련 있는 성적 내용이 담긴 영상을 입수, 자신이 만든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한 뒤 “‘가족의 가치를 중시한다는 그리보의 위선을 규탄하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영상은 파블렌스키가 변호사로 일하는 애인 드타데오로부터 받았고, 드타데오는 이 영상을 그리보로부터 직접 전송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블렌스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다 2017년 러시아에서 프랑스로 망명한 행위예술가로, 그동안 여러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자신의 성기를 바닥에 못박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고 자신의 입술을 실로 꿰매기도 했다.
해당 영상을 올린 사이트는 그가 정치인들의 위선을 폭로하겠다면서 직접 만들었는데, 유력인사의 성생활과 관련된 폭로 영상을 제보받아 공개한다는 목표로 개설됐다.
문제의 영상과 그리보가 쓴 음란한 내용의 메시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급속히 확산하자 그리보는 14일 파리시장 후보에서 전격 사퇴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여권 핵심인물로 현 정부의 초대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집권당 레헤퓌블릭크앙마르슈(LREMㆍ전진하는 공화국)는 그리보를 대신해 아녜스 뷔쟁 보건ㆍ사회연대부 장관을 낙점한 상태다. 프랑스 지방선거는 오는 3월 15일 진행될 예정이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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