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의 오스카 4관왕 등극으로 한국 영화에 대한 해외 관심도 커지고 있다. 외국 언론들은 봉준호 감독의 전작과 더불어 대중에게 덜 알려진 한국 영화 수작들을 소개하고 있다.
봉 감독의 작품들이 우선 재조명되고 있다.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는 봉 감독의 ‘설국열차’(2013)를 14일 소개하며 “걸작이면서도 반자본주의 우화”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맞아) ‘설국열차’를 다시 볼 완벽한 시간”이라며 “‘설국열차’는 지난 10년 동안 나온 영화 중 최고로 순수한 액션 영화”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설국열차’는 2014년 6월 북미에서 개봉해 456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한국에서는 935만명이 봤으나, 북미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흥행 성과를 남겼다. 당시 북미 배급을 담당하는 와인스틴컴퍼니의 수장 하비 와인스틴과 봉 감독의 갈등이 개봉관 수 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와인스틴은 봉 감독에게 미국 관객들이 ‘설국열차’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고, 상영시간(125분)이 지나치게 길다며 20분 가량을 줄일 것을 요구했다고 전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3일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을 계기로 소속 영화평론가 피터 브래드쇼가 한국 영화 20편을 순위별로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2016)를 1위로 꼽았고, ‘기생충’을 2위, ‘올드보이’(2003)를 3위, ‘시’(2010)를 4위, ‘봄여름가을겨울… 봄’(2004)을 5위 등으로 선정했다. 해외 영화팬들이 낯설게 느낄 ‘여고괴담’(1998)과 ‘파주’(2009), ‘낮술’(2009) 등도 20편 안에 들었다. 가디언은 14일 ‘봉준호의 오스카 수상작 ‘기생충’의 진정한 스타는? 집’이라는 기사를 통해 영화의 주요 공간 중 한 곳인 박 사장(이선균)의 저택을 집중 분석하기도 했다.
아랍권 유력매체인 뉴스전문채널 알자리자도 영화팬들이 알아야 할 한국 영화 5편을 소개하며 ‘올드보이’와 ‘공작’(2018), ‘괴물’(2006), ‘버닝’(2018), ‘아가씨’를 선정해 보도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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