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서 혐의 부인 “사과만 요구했을 뿐”
검찰, 손석희 대표 다음달 증인으로 신청
손석희(64) JTBC 대표이사에게 과거 차 사고를 기사화하겠다며 채용 등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프리랜서 기자 김웅(50)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14일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첫 번째 공판을 열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손 대표에게 ‘2017년 경기 과천에서 발생한 차 사고 사건을 기사화하겠다’, ‘폭행 혐의로 고소하겠다’며 채용과 금품을 요구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재판에서 김씨 측 변호인은 “오히려 피해자를 만나 기사화 하지 않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혔다”며 “폭행 사건 이후에도 진정한 사과를 요구했을 뿐 접촉사고를 언급하거나 금품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채용 요구와 관련해선 “손 대표는 보도 담당 사장으로 대표이사 취임 이후에도 채용 권한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면서 “공갈의 상대방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공갈미수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을 마치고 나온 김씨는 취재진에게 “접촉사고 취재는 해악의 고지도, 공포심을 유발할 일도 아니었다”며 “폭행 사건 이후 손 대표는 집요하게 합의를 제안했고, 금품 역시 그가 먼저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 대표가 당연히 정식으로 기소됐어야 했다. 약식기소는 미약하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이왕 기소가 된 만큼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손 대표를 폭행치상ㆍ협박ㆍ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손 대표가 회유하는 과정에서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는데 거절당하자 폭행했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이에 손 대표 측은 “김씨가 불법으로 취업을 청탁했고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협박했다”며 김씨를 공갈미수 등 혐의로 맞고소했다. 해당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손 대표를 폭행 등의 혐의로 지난달 약식기소하고 김씨는 정식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다음 기일에 손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하기로 했다. 김씨의 다음 공판기일은 3월 25일 열릴 예정이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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