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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오페라 무대에 일본 욱일기가? 교민 사회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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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오페라 무대에 일본 욱일기가? 교민 사회 ‘술렁’

입력
2020.02.14 08:17
수정
2020.02.1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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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극장 측 “전쟁 찬양 아냐…예술적ㆍ미학적 연출 불과”

독일의 브라운슈바이크 국립 오페라 극장이 오페라 무대에서 욱일기를 사용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브라운슈바이크 페이스북 캡처
독일의 브라운슈바이크 국립 오페라 극장이 오페라 무대에서 욱일기를 사용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브라운슈바이크 페이스북 캡처

독일에서 오페라 무대에 일본의 전범기인 욱일승천기(욱일기)가 사용될 예정이어서 한국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오페라 공연이 열릴 극장 측은 욱일기를 그대로 사용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독일 중부의 브라운슈바이크 국립 오페라 극장은 지난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에 사용할 포스터와 무대 디자인을 공개했다.

오페라 포스터에는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붉은색 방사형 무늬가 그려져 있다. 또 무대 디자인에는 욱일기가 그대로 사용됐다.

포스터와 무대 디자인이 공개되면서 교민들이 극장 측에 항의 편지를 보내고 SNS를 통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김모씨는 SNS 게시물에 “나치즘을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는 전세계에서 금지됐다”며 “일본의 욱일기는 아시아 대부분 국가에서 과거 일본의 잔혹한 제국주의를 상기시킨다. 욱일기를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댓글을 남겼다.

또 하켄크로이츠기와 욱일기를 비교하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거나 “깃발의 역사와 의미를 모른다면 지금부터 배워라. 실수를 인정하고 고칠 수 있다”, “일본 제국주의로 힘든 시기를 보낸 많은 아시아 국가를 존중해 달라” 등 재차 항의했다.

그러자 극장 측은 김씨의 댓글을 삭제하며 욱일기를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예술의 자유를 근거로 에둘러 거절했다. 극장 측은 “더 이상 하켄크로이츠 문양을 올리지 말아달라. 독일에서 하켄크로이츠 사용은 특정 조건에서만 허용된다”며 “만약 나치 시대 오페라 등 예술적 무대에 (하켄크로이츠가) 등장한다면, 그건 예술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또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무대 디자인이나 군사적 의미의 상징물, 욱일기 사용은 어떤 형태로든 전쟁 행위를 찬양하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는 이 예술적, 미학적 연출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며 무대 디자인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포스터 디자인은 바꾸기로 했다. 극장 측은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독창적인 포스터는 발표된 이후 감정적인 논쟁을 일으켜 한국인과 중국인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며 “우리는 이로 인해 부정적인 감정을 야기한 것을 후회하고, 연출의 맥락에서 벗어나 특정 문화권을 자극하는 걸로 비춰질 수 있는 표현을 삼가겠다”고 말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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