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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가져온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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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가져온 것들

입력
2020.02.13 20:0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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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만 ‘1493’

1873년 미국 플로리다 지역에서 발생한 황열병을 묘사한 신문 삽화. 황소자리 제공
1873년 미국 플로리다 지역에서 발생한 황열병을 묘사한 신문 삽화. 황소자리 제공

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은 단순히 지구상 어딘가에서 커다란 땅덩이를 찾았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하기 전까지만 해도 유라시아 지역 사람과 아메리카 원주민은 마치 다른 우주에 사는 생명체처럼 철저하게 분리된 채 살았다. 굶주림에 고통 받던 유럽과 아시아의 빈민들이 머나먼 안데스 지역에서 건너 온 고구마와 감자를 먹으며 하루 세끼 수저를 들 수 있게 된 건 콜럼버스 덕분이었다.

전 세계가 하나의 무역망으로 편입된 세계화의 닻이 내려지면서 아메리카 대륙은 유럽을 닮아가기 시작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전 인류의 삶이 동질화하는 ‘호모제노센(Homogenocene)’이 나타났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1493

찰스 만 지음ㆍ최희숙 옮김

황소자리 발행ㆍ784쪽ㆍ2만5,000원

그런데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대표적으로 말라리아나 황열병, 독감 등 아메리카에는 없었던 새로운 질병이 창궐했다. 모두 유럽에서 건너온 뱃사람들로부터 생긴 것이다. 이런 전염병으로 인해 당시 원주민의 70%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뿐만 아니라 배를 타고 넘어온 가축과 식물, 미생물은 생태계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책 제목 ‘1493’은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이듬해로, 신대륙의 변화를 의미한다. 발견 이전의 삶을 조명한 ‘1491’의 후속작이다. 저자가 사이언스지 등에서 활동한 기자 출신인 만큼 사실에 근거한 명료한 문장이 돋보인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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