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 안내소를 찾은 한 시민이 체온을 재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비상이 걸렸지만, 정작 보건 관련 예산은 전체의 2%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발생하면 현장에 가까운 지자체가 긴급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예산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지자체 보건의료 예산은 5조4,372억원으로 전체 예산 313조569억원 가운데 1.73%를 차지했다. 세출 대비 보건의료 예산이 가장 작은 광역단체는 인천으로, 전체의 0.40%만이 보건의료 예산이었다. 인천은 최근 코로나19 19번째 확진환자가 대형 아울렛을 다녀간 사실이 알려져 대규모 유치원 휴원 권고가 내려지기도 했다. 관련 예산 비중이 가장 큰 광역단체는 대구(2.32%)였다.

보건의료 예산 중에서도 감염병 관련 항목은 더욱 미미한 수준이다. 연구소가 지난해 서울 종로구 보건의료 국ㆍ시비 보조사업과 자체사업 예산현황을 확인한 결과, 감염병 관련 사업은 △의료관련 감염병 관리(3,600만원) △주요 감염병 표본 감시(300만원) △급성감염병 관리(300만원)가 전부였다. 종로구 전체 예산 5,121억4,400만원 중 보건의료 예산은 101억9,700만원(1.99%)에 불과한데, 감염병 관련은 그 중 1%도 차지하지 못하는 셈이다.

우지영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코로나19의 선별진료소로 전국 민간병원과 함께 지자체 보건소가 활용되고 있는데 지자체들은 이런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주로 예비비를 지출하거나 재난안전관리기금으로 지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예비비는 정말 긴급한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게 맞는 만큼, 전염병 피해 가능성이 높은 도시 지역의 경우 일반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맞는다”고 지적했다.

감염병 사태에 총체적으로 대응하기에는 지자체의 보건, 복지사업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코로나19로 경기 수원시, 부천시, 고양시 등 환자가 발생한 지자체들은 갑작스레 어린이집 휴원을 결정했지만, 아동들에 대한 돌봄서비스 대책이 부족해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우 연구위원은 “지자체는 정부와 달리 보건과 복지사업이 연계되지 않고 따로따로 진행된다”면서 “시민들에게 정보 문자를 보내는 수준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격리된 환자 아이들, 전염병에 노출된 지역 아동들을 돌볼 수 있게 통합적 보건복지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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