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주주가치를 높이고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부여한다는 취지에서 임원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제도 시행에 들어간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임원 성과급 지급을 위해 자기주식 18만12주(41억4,000만원)을 취득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들에게 기존에 제공해왔던 성과급 대신 주식을 지급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Restricted Stock Units)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서다.
이 제도는 미국 기업들이 도입한 일종의 성과보상제인데, 회사가 임직원에게 회사 주식을 특정 가격에 매수할 권리를 주는 스톡옵션 제도와 차이가 있다.
즉 회사가 내건 조건을 충족해야만 주식을 무상으로 지급하는 식으로 조건이 붙어 임원들에게 한층 책임의식이 부여된다. 구글 애플 등이 도입하면서 미국에서는 보편적인 제도로 자리잡았으며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한화가 최초로 받아들였다.
한화는 RSU를 도입하면서 지급 기간 등을 조건으로 걸었다. 회사가 취득한 주식은 7~10년 뒤 대표이사를 포함한 주요 임원에게 지급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한화 대표는 10년 뒤인 2030년, 다른 임원들은 7년 뒤인 2027년 1월에 각각 부여된 성과를 달성하면 주식을 받게 된다.
한화그룹은 각 계열사도 RSU제도 도입을 자체 검토한 뒤, 추가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주주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단기적인 성과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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