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확산세 금주 들어 주춤, 확진자 28명 중 7명 퇴원
中 안팎 “완화 국면” 주장… 춘제 종료 인구이동 변수
추가 확진환자 ‘0’, 회복환자 ‘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국내 확산세가 금주 들어 주춤한 데 이어 중국에서도 ‘2월 말 절정 후 4월 마무리’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일부 해외 연구진 가운데서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내림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태국, 싱가포르, 광둥성 등 중국 후베이성 외 지역에서 비롯된 환자들이 속속 나타나 정부가 방역범위와 검역대상을 대폭 넓혀 신종 코로나 검진자 수가 크게 늘었음에도 확진환자 증가 추세가 달라지지 않으면서 위기 국면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보건당국은 7일 새로운 검사시약 보급에 따라 하루 가능한 검사 물량을 3,000여건으로 늘렸지만, 유증상자 가운데 검사를 신청했거나 진행하는 규모가 169명(6일)에서 992명(12일)으로 급증했음에도 확진환자는 같은 기간 5명 늘어난 데 그쳤다. 더구나 12일 오후 기준 국내 확진환자 28명 가운데 4분의 1에 달하는 7명이 완치돼 병원문을 나섰고, 심각한 상태를 보이는 환자도 없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조심스럽게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의견들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국내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실제 중국에서의 신종 코로나 확산세는 최근 완화된 것이 분명하다. 중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전역에서 보고되는 신규 확진환자 수는 지난 3일 890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점차 감소해 10일에는 381명으로 57%나 줄었다. 후베이성에서도 우한시를 제외하면 신규 확진환자가 지난 5일 1,221명에서 10일 545명으로 55%나 줄었다. 더구나 중국 안팎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빠르게 정점을 찍고 완화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LSHTM) 연구진은 7일 신종 코로나 확산이 이달 중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지난달 31일 홍콩대 연구진이 의학전문지 랜싯(Lancet)에 투고한 논문에서 4월에 확산세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것보다 크게 낙관한 예측이다.
하지만 우리 보건당국은 “변곡점이나 정점을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밝히며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중국 당국의 방역수위가 이달 초부터 크게 올라가면서 일시적으로 상황이 호전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며, 후베이성에서만 매일 100여명이 사망하고 세계 30여개국에서 확진자가 계속 보고되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아직까지 신종 코로나의 전파력이 완벽하게 연구되지 않은 상태여서 스스로 상태를 자각하지 못하는 경증 환자로부터 바이러스가 확산할 가능성이 여전하다. 중국에서 하루 입국자가 5,000명에 달하지만 정부가 후베이성 외 지역으로 입국 제한 대상을 넓히지 않고 있어 ‘밑 빠진 독’을 방치한다는 우려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에서 예전에는 하루 3,000명 넘게 보고되던 신규 확진환자가 최근 2,000명대로 감소한 것은 맞다”면서도 “중국의 강력한 봉쇄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지만 춘제 연휴가 종료되면서 시작될 중국 내부의 인구이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또 “중국에서의 환자 감소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중국 사람들이 전 세계에 퍼져 있기 때문에 태국이나 싱가포르에서 환자가 국내로 유입된 사례처럼 다른 지역에서의 접촉으로 환자가 보고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직은 예의주시할 상황이지 변곡점을 판단하거나 낙관하거나 비관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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