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합당 무산 가능성 커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2일 또 다시 ‘당 대표 사퇴 불가’를 천명했다. 지난 5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호남 기반 정당들과의 통합 추진 의사를 밝히며 “통합되면 새 대표가 나올 텐데 그 대표는 안 할 것”이라고 했으나, 일주일 만에 말을 바꾼 것이다.
손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5일 발언과 관련해 “3당 통합을 한 뒤 미래 세대와의 통합을 위해 내가 통합당의 대표 역할을 해야겠다는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세대교체 통합이 이뤄질 때까지 내가 그것을 책임지겠다”고 했다.
손 대표는 단독 대표가 안 되면 공동 대표로 통합신당의 당권을 쥐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안신당은 손 대표와 정동영 평화당 대표,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 모두 2선으로 후퇴하는 것을 통합의 전제로 내걸고 있다. 정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다 당을 나온 대안신당 의원들이 그를 다시 대표로 맞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3당 합당은 ‘손학규 변수’ 때문에 무산될 공산이 커졌다. 3당은 통합 관련 실무회의에서 17일까지 통합을 완료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이견이 그 전에 봉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통합이 끝내 불발되면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들은 집단 탈당을 결행할 전망이다. 이후 안철수계를 비롯해 남은 비례대표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열어 ‘셀프 제명’을 한 뒤 당적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의 한 의원은 “손 대표가 혼자 살겠다고 모두를 죽이는 결과를 만들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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