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ㆍ홍콩 예방수칙 강한 편
싱가포르는 가정마다 마스크 무료배포
‘화장실 사용 뒤 물 내릴 땐 뚜껑 꼭 닫고(홍콩) 하루 세 번 30분씩 환기하라(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 세계 보건당국이 시민들에게 예방 수칙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손 씻기와 기침 예절을 강조하는 건 만국 공통. 하지만 이에 더해 나라 별로 색다른 예방 수칙을 제시하기도 한다.
12일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다수 발생한 국가의 보건당국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신종 코로나의 진원지인 중국 본토와 홍콩의 예방 수칙이 가장 자세하고 엄격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학생과 유치원, 요양원, 직장, 자택, 대중교통 등 상황과 대상을 나눠 각각에 특화된 예방 수칙을 제시하는 게 특징이다. 거리에 침을 뱉지 말라거나 공용 물품엔 가급적 손 대지 말라는 내용 등이 눈에 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극심한 만큼 대중에게 심리 안정을 위해 ‘긍정적 마음가짐을 가질 것’을 강조한다.
신종 코로나 사망자가 발생하고 지역사회 전파가 이뤄진 홍콩의 예방 수칙도 상당히 강하다. △침은 휴지에 뱉어 밀폐된 휴지통에 버리고 △꼭 뚜껑을 덮은 채 화장실 좌변기 물을 내리고 △일주일에 한 번은 집안 구석구석을 표백제 섞은 물로 닦아 청소하고 △외출을 줄이며 금연과 절주를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홍콩 다음으로 확진 환자가 많은 싱가포르(12일 기준 47명)는 지난 10일부터 오는 29일까지 모든 가구에 마스크 4개씩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그러나 “아플 때를 대비해 마스크를 바로 소진하지 말고 아껴 두라”는 게 싱가포르 정부 입장.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 보건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 착용을 할 필요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중국은 대중교통 등 밀집 공간 및 지역에서는 건강한 사람도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하며, 일본 보건당국도 “실내, 차량 등 환기가 잘 안 되는 공간에서는 마스크가 감염 예방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 보건당국은 밀폐된 공간에 들어갈 때를 제외하면 건강한 사람은 굳이 마스크를 쓰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고기는 꼭 익혀 먹고 야생동물과 접촉을 피하라(말레이시아)’, ‘혼잡한 공공 장소를 피하라(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장 입구에 손 소독제를 마련하라(일본)’, 기침 하거나 열 나는 사람과 1m 이상 거리를 둬라(WHO)’, ‘바이러스 전파 경로가 될 수 있는 U자형 수도관이 마르지 않게 자주 물을 부어라(홍콩)’, ‘수렵한 야생 동물을 먹지 마라(홍콩)’는 예방 수칙이 눈에 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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