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硏 분석… 한국경제硏 “관광 일자리 7만8000개 감소 가능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이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거라는 우려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2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제적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는 △중국 내 조업 단축 △중국의 수출 둔화 △중국의 해외관광 위축 △중국 서비스업 감소에 의한 내수 둔화 등 네 가지 경로를 통해 한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경제에 가장 즉각적인 충격 요인은 중국의 해외 관광 둔화다. KIEP는 사태가 장기화되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100만명 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른 관광수입 감소 폭도 약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로 추산된다.
지난해 1~11월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의 비중은 34.4%에 달한다. 1인당 지출 경비(2018년 기준) 역시 평균 1,887달러에 달해 전체 외국인 관광객 평균 지출액(1,342달러)을 크게 웃돈다. 2018년 한국의 여행수입 가운데 중국인의 비중은 47.6%에 달한다.
중국의 수출ㆍ내수 둔화,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대중 수출입 둔화도 우려된다. 한국의 중간재 수입에서 중국 비중은 32.5%, 중간재 수출 가운데 중국 의존도는 28.2%에 달한다. 더구나 미중 무역협상 1차 합의로 중국이 대미 수입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 미국산 제품이 한국산 제품을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이날 신종 코로나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수준으로 확산하면 관광산업 일자리가 7만8,000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메르스가 확산한 2015년 5월~12월 사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4.4% 줄어들었고 이에 따른 관광수입은 27.1% 감소했다.
이번 신종 코로나 확산 국면에서도 마찬가지로 관광수입이 27.1% 감소한다면,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생산 유발액은 8조6,000억원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이날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3%로 예상하면서 “신종 코로나 확산은 관광업과 소매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공급망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성장을 제한할 수 있는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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