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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시적 비유까지 완벽 통역…이미 검증됐던 샤론 최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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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시적 비유까지 완벽 통역…이미 검증됐던 샤론 최 실력

입력
2020.02.12 17:03
수정
2020.02.13 07:05
0 0

2018년 영화 ‘버닝’ 북미 진출 당시

이창동 감독 방대한 발언 시적 비유까지 놓치지 않고 통역

봉준호 감독의 통역을 맡은 샤론 최(한국명 최성재)가 수상 직후 백스테이지에서 감독상 트로피를 만져 보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주요 부문에서 4개의 상을 받았다. AFP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통역을 맡은 샤론 최(한국명 최성재)가 수상 직후 백스테이지에서 감독상 트로피를 만져 보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주요 부문에서 4개의 상을 받았다. AFP 연합뉴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오른쪽) 감독이 그의 통역 최성재씨와 함께 소감을 밝히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오른쪽) 감독이 그의 통역 최성재씨와 함께 소감을 밝히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통역사 최성재(샤론 최)씨가 이목을 끌면서 과거 통역도 재평가되고 있다.

최씨는 2018년 10월 영화 ‘버닝’의 북미 진출 당시 관련 행사에서 이 감독의 통역을 맡았다. 이날 통역이 익숙지 않았던 이 감독이 긴 호흡으로 말했으나, 최씨는 그의 발언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통역해냈다. 특히 최씨는 이 감독 특유의 시적 비유까지 매끄럽게 통역해 호평 받았다.

지난달 31일 유튜브 방송 ‘온갖영어문제소’에 올라온 최성재(샤론 최)씨의 번역 영상. 영화 ‘버닝’ 행사에서 그는 이창동 감독의 방대한 양의 발언을 꼼꼼하게 번역해 화제가 됐다. 유튜브 영상화면 캡처
지난달 31일 유튜브 방송 ‘온갖영어문제소’에 올라온 최성재(샤론 최)씨의 번역 영상. 영화 ‘버닝’ 행사에서 그는 이창동 감독의 방대한 양의 발언을 꼼꼼하게 번역해 화제가 됐다. 유튜브 영상화면 캡처

당시 최씨가 통역했던 장면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온라인에는 “한국말로 기억하기도 벅차 보이는 분량을 한번에 정리해서 통역했다” “언어 이해력, 구사력과 단기 기억력까지 뛰어난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최씨는 지난해 12월 ‘기생충’ 홍보를 위해 출연한 NBC 토크쇼 ‘투나잇쇼’에서도 눈에 띄는 순발력과 어휘력을 발휘했다. 봉 감독이 “스토리를 모르고 봐야 재미있다”고 하자 그는 이를 “the film is the best when you go into it cold”라고 구어체로 전했다. ‘콜드’(cold)는 사전 준비 없는 상태를 뜻한다.

지난달 5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직후 봉 감독이 “자막, 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한 소감도 의도를 정확히 살려 번역했다는 평이다.

한편 최씨가 ‘기생충’ 인기의 숨겨진 조력자로 떠오르면서 봉 감독도 그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LA타임스와 NBC 등에 따르면 그는 11일 LA 한인타운의 작은 한식당에서 뒤풀이를 가지던 중 최씨가 통역을 위해 앞으로 나오자 “오늘 밤은 일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냥 마시자”고 외쳤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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