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창호 축구협회 심판위원장 “심판운영 일원화 첫 시즌 투명성 강화”
올해부터 프로축구 K리그 운영을 책임지게 된 대한축구협회가 심판 운영제도 및 주요 평가를 미디어와 팬들에게 공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감추니 불신이 생기고, 불신이 의심으로 번지는 과정을 최대한 예방하겠단 듯이다.
원창호 협회 심판위원장은 12일 제주 서귀포시 한 호텔에서 시작된 2020년 전반기 K리그 심판교육에 앞서 올해 K리그 판정을 책임질 심판들과 만나 “(선수와 감독을)먼저 존중하고 존중 받자”고 강조하면서 “올해부터는 심판 판정과 관련한 주요 평가를 미디어와 축구팬들에게 공개해 불신을 씻겠다”고 밝혔다.
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9월 K리그 심판 배정 및 교육 기능을 축구협회 심판운영실로 이관하기로 결정(지난해 9월6일자 24면)하고, 이전까지 K리그1(1부리그)과 K리그2(2부리그)는 프로연맹이, 3부리그 격인 내셔널리그 이하 아마추어 리그와 FA컵은 축구협회가 나눠 쥐고 있었던 심판 배정 및 운영 기능을 축구협회로 일원화 하기로 했다.
원 위원장은 이날 심판들에게 “오심을 최대한 줄여야 하지만 아예 없을 순 없다”면서도 “우리가 솔직해져야 신뢰를 쌓을 수 있기에 중대 오심에 대해선 최대한 공개하고 경우에 따라선 심판이 직접 미디어나 팬을 대상으로 판정에 대해 설명하는 일도 생길 것”고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 심판 역량이 유럽에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고 보지만 비판을 피해가려니 계속 문제가 생겼던 것 같다”며 “잘못한 걸 잘못했다고 하면 팬들도 충분히 이해 할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심판들도 취지에 공감했다. 이번 시즌 K리그1 주심을 맡게 된 박병진(38) 심판은 “심판도 사람이기에 실수는 할 수 있다”면서도 “실수를 인정하고 개선해야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외부와 소통해야 한다면 책임 있게 임할 것”이라고 했다. 부심을 맡게 될 지승민(46) 심판도 “심판도 자신의 판정으로 인해 어느 한 팀이 손해를 보게 된다면 상당한 죄책감을 느낀다”면서 “심판의 신뢰 회복이 급선무라고 생각하는 만큼 이번 교육을 통해 많이 토론하고 더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부터 K리그1만큼 K리그2 주목도가 높아져 모든 심판 역량의 상향평준화가 필요하다는 게 협회 시각이다. 협회는 오는 22일까지 1,2차로 나뉘어 진행되는 전반기 심판교육에 참가하는 51명(국제심판 배정자 및 부상 치료중인 심판 2명 제외)을 대상으로 이론교육은 물론 서귀포 전지훈련 중인 프로구단 연습경기에 배정해 비디오판독(VAR) 등을 모두 도입한 실전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송기룡 심판운영실장은 “최근 수년 사이 연령별 대표팀이 국제 대회에서 성과를 낸 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닌 시스템 구축과 투자에 따른 것”이라며 “심판 역량 향상을 위해 장기적인 시각으로 돕겠다”고 했다.
서귀포=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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