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은 비상경영을 넘어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12일 밝혔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는 이날 사내 메일을 통해 “항공산업은 수익성 저하 차원을 넘어 생존을 염려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 국면에 진입했다”며 “비상경영을 넘어선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작년부터 항공업계가 공급 과잉과 한일관계 이슈로 인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항공 여행수요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으며 해결 시점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가항공(LCC) 중 중국노선 매출 비중이 15%(작년 3분기 기준)로 가장 높은 제주항공은 다음 달 1일부터 중국 본토 노선 12개(동계 운휴 5개 제외) 운항을 모두 중단하기로 한 상태다.
이 대표는 “임원진이 먼저 임금의 30% 이상을 반납하겠다”며 “제주항공 인사원칙인 고용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이번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기존에 승무원 대상으로 진행했던 무급휴가 제도를 전 직원 대상으로 확대한다”며 협조를 구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달 운항ㆍ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5∼10일짜리 연차에 무급휴가 등을 합해 최대 1개월까지 쉴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제주항공은 이번에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함에 따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3∼6월 사이에 15일 이상 무급휴가를 사용하도록 하고, 희망자에 한해 해당 기간에 근로시간 단축(하루 4시간), 주당 근로일 단축(2∼4일 근무) 등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위기경영체제 돌입과 이스타항공 인수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실사 작업이 길어질 뿐 이스타항공 인수 사실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한중노선 감편 여파로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휴가를 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국내 정규직 캐빈(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이달 15∼29일 희망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다음달 한 달간 연차 휴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직원에게 휴식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이며 인건비 절감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