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일 합천에서… 10만명 참가 예정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국적을 불문하고 전쟁 당시 숨진 희생자들의 원한을 푸는 대규모 합동 위령 의식이 열린다. 국군과 유엔군뿐 아니라 북한군, 중공군에다 민간인 희생자까지 대상에 포함시켰다.
대한불교조계종 해인사 주지인 현응 스님은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6월 7일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해원과 상생을 위한 수륙대재(水陸大齋)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수륙재는 전쟁이나 재해로 숨진 이들의 넋을 위로하고 극락왕생을 비는 불교의식이다.
현응 스님은 “3년간 이어진 전쟁에 138만명 가까운 많은 군인과 민간인이 희생됐는데도 사망자 유골 수습이 안 됐고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도 있어 70년이 지나도록 국가 차원 합동 위령제를 지내지 못했다”며 “인도적ㆍ종교적 차원에서 국적을 가릴 것 없이 모든 희생자들을 하나의 영단에 합동 안치해 위령ㆍ천도하려 한다”고 말했다.
공식 집계된 한국전쟁 기간 희생자는 약 137만4,000여명이다. 국군이 13만7,000여명, 경찰 3,000여명, 남한 민간인 24만4,000여명, 북한 민간인 28만2,000명, 미군 등 유엔군 3만7,000여명, 북한군 52만명, 중공군 14만8,000여명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이들 모두를 위로하겠다는 의미다. 대상자의 국적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북한을 포함한 전쟁 당사국 대표들도 초청한다. 현응 스님은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와 교류는 계속 이어졌기 때문에 북측 대표단이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번 기회에 해인사는 수륙재의 현대화도 모색한다. 예컨대 희생자가 안치되는 오로단(五路壇)은 전통적 방식과 다르게 만들고 의식을 진행하는 말들을 일반 시민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평범한 우리 말로 바꾸는 등의 작업이 진행할 계획이다. 수륙재 전날이자 현충일인 6일에는 사진전, 추모음악회 등 행사가 이어진다. 해인사는 10만명 정도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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