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력단절 연령 28.4세, 재취업 후 임금ㆍ계약 기간도 줄어
지난해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한 장면. 김지영은 임신 이후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회사를 그만둔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 10명 중 6명은 육아휴직을 사용한 후 복직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후 구한 첫 일자리의 월평균 임금은 단절 전보다 27만원 적었고, 경력단절 여부에 따른 임금 격차는 15%포인트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여성가족부가 전국 25~54세 기혼ㆍ미혼여성 6,0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력단절 여성 비율은 조사대상자의 35.0%였다. 앞선 2016년 같은 조사 때(40.6%)보다 5.6%포인트 감소했다. 경력단절을 처음 경험한 연령은 평균 28.4세였다. 출산 경험이 있는 경력단절 여성 가운데 56.9%가 첫 출산 이전에, 23.2%가 출산 첫 해에 경력 단절을 경험했다. 경력단절 이후 다시 일자리를 얻기까지 걸린 기간은 7.8년으로 앞선 조사 때(8.4년)보다 0.6년 줄었다.

경력단절 여성 중 출산휴가를 쓴 비율은 37.5%, 육아휴직은 35.7%였다. 각각 앞선 조사보다 14.5%포인트, 20.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눈길을 끄는 것은 복직 여부다. 2013년, 2016년에 이어 세 번째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는 복직 여부를 묻는 질문이 처음 들어갔는데, 56.8%가 육아휴직 사용 후 직장으로 복귀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10명 중 6명은 일ㆍ가정 양립이 힘들어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는 얘기다.

재취업한 직장의 근로자 지위나 임금 등 근로조건은 과거에 비해서는 다소 나아졌으나, 경력단절 여성의 전반적인 일자리 여건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후 첫 직장의 월평균 임금은 191만5,000원이었다. 단절 이전 직장의 월평균 임금(218만5,000원)보다 27만원이 적었다. 취업자 중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206만1,000원으로 단절이 없는 여성(241만7,000원)의 85.3% 수준에 그쳤다.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한 일자리가 근로 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의 상용근로자인 경우도 55%로, 단절 이전(83.4%)보다 28.4%포인트나 감소했다. 이에 반해 경력단절 후 임시근로자 비율은 14.6%로 이전(7.8%)의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경력단절 여성이 구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일하는 여성이 경력 유지를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정책으로는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 확충’이 33.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유연근무제 도입과 확대’(32.1%), ‘지속적 능력개발을 위한 경력개발 프로그램 지원’(26.5%) 등이 뒤따랐다. 비취업여성은 ‘일-생활 균형이 가능한 기업 문화 조성 지원’(36.0%)이 가장 절실하다고 꼽았고,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32.1%), ‘정부 지원 일자리 확대’(25.9%) 등의 정책 지원을 희망했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고부가가치 직종에 대한 훈련을 확대하고 30~40대 중점 사례관리 서비스 운영 등을 통해 경력단절여성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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