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의 교과 수업시간 디지털 장비 활용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평소 디지털 장비 이용은 잦지만, 정작 공교육에서 이를 이용할 기회는 적다는 지적이다.
13일 김갑수 서울교대 컴퓨터교육과 교수의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 2018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 학생들의 ICT(정보통신기술) 접근성과 교과 활용도 분석’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이 교과 수업에서 디지털 장비를 사용하는 비율은 2.96%에 불과해 OECD 32개국 가운데 최하위권인 3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PISA 자료를 분석한 이 논문에서 OECD 회원국 학생들의 디지털 장비 사용률은 평균 8.22%이다. 논문은 이달 말 정보교육학회지에 실릴 예정이다.
PISA는 OECD 국가 학생들의 데스크탑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 PC, USB, eBook(이북) 리더기, 데이터 프로젝터, 전자칠판 등 10가지 정보통신기술(ICT) 장비 한달 내 사용여부를 조사했다. 김 교수는 각 항목별 사용 응답자의 평균을 매기는 방식으로 ‘ICT 접근성’을 계산했고, 그 결과 한국 학생의 가정에서 ICT접근성은 56.59%(OCED 평균 56.8%)로 31개국 중 17위를 차지했다. 학교에서의 접근성은 40.04%(OECD 평균 43.01%)로 31개국 중 21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사용의 질’이다. 디지털 장비를 교과 수업에 1시간 이상 사용하는 비율은 한국이 13.07%(OECD 평균 7.85%)로 31개국 중 4위를 기록했지만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직접 디지털 장비를 이용한 비율은 2.96%(OECD 평균 8.22%)에 그쳐 이 설문에 대답한 32개국(31개국+오스트리아) 중 일본 다음으로 낮은 31위를 기록했다. 김 교수는 “두 지표는 빔 프로젝트 같은 교사의 ICT활용률은 높지만, 학생이 직접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수업에 참관하는 비율은 낮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국 특유의 주입식 교육 방식이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활용 여부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AI)을 수업에 활용하는 것을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를 각 교과별로 수업에 활용하는 비율이 매우 낮아 21세기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데 문제가 있다”며 “교육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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