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고향 출마 변함 없다… 공관위 창원성산 언급한 적 없어”
수도권 험지 출마 압박을 받아온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당의 요구가 있다면 경남 양산을 출마는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요구한 수도권까지는 아니더라도 부산ㆍ경남(PK) 험지로 꼽히는 ‘경남 양산을’을 일종의 타협안으로 제시하며 공관위에 공을 넘긴 것이다. 홍 전 대표는 전날까지만 해도 고향인 경남 밀양ㆍ의령ㆍ함안ㆍ창녕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홍 전 대표는 이날 본보 통화에서 “지금 시점에서 서울로 올라갈 순 없지만,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있는 성지에서 양산대전을 벌이면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양산을도 험지”라고 강조했다. 양산을은 민주당세가 강한 낙동강 벨트 핵심 지역으로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경기 김포에서 지역구를 옮겨 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경남지사를 지낸 홍 전 대표가 양산을로 차출되면 ‘전직 경남지사 간 맞대결’이 성사된다.
그러나 공관위가 이 같은 타협안을 수용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김형오 위원장이 9일 밀양을 찾아 홍 전 대표의 수도권 출마를 설득할 당시 제시한 선택지에 양산을은 없었기 때문이다. 홍 전 대표는 “당시 김 위원장은 서울 강북 출마를 이야기했고 다른 지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홍 전 대표와 함께 수도권 출마 요구를 받아온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고향인 경남 산청ㆍ함양ㆍ거창ㆍ합천 출마 의사를 고수했다. 일각에서는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리는 경남 창원성산 출마로 기울었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김 전 지사는 본보 통화에서 “고향 출마 의사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의 요구가 있다면 창원성산 출마도 검토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당의 제안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답할 수가 없다”고만 했다. 김형오 위원장이 9일 김 전 지사를 만나 서울과 경남 양산을 출마를 제안했으나 모두 거절했고 창원성산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었다고 한다.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에게 험지 출마에 대한 답변 시한을 11일로 못 박은 공관위는 12일 이들을 포함한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 지역과 컷오프(경선배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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