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피해 방지 위한 비상대응체계 가동
“마스크 무료로 받아가세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배송이 지연됨. 물품 확인.” “글로벌 전염병 지도 살펴보세요.”
무심코 열어보기 쉬운 정보들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 감염증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은 점을 노린 스미싱(문자메시지를 이용한 휴대폰 해킹) 사례다. 그럴 듯한 내용으로 포장돼 있지만 문자 속 인터넷주소(URL)를 터치하는 순간 개인정보나 금융정보가 빠져나가게 된다. 아직 구체적인 피해 사례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신종 코로나 관련 스미싱이 급증하면서 정부는 비상대응체계에 착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신종 코로나 스미싱 대응 상황반’을 설치하고 24시간 신고 접수·대응 및 조치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동통신사, 스미싱 차단 애플리케이션(앱) 등의 신고로 확인된 신종 코로나 스미싱 문자는 9,482건(10일 기준)이다. ‘마스크 무료배포’, ‘바이러스로 인한 택배배송 지연’ 등 눈에 띈 제목이 붙여진 게 특징이다. 문자 속 URL을 눌러 접속하면 악성 앱이 설치돼 개인정보를 탈취하거나 광고페이지로 접속이 유도되면서 피해가 발생한다. 상황반은 악성 앱 유포지로 확인된 유포지 8곳, 탈취한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4곳을 차단했다.
유사한 문자나 해킹 메일 등을 발견한 경우 118센터(국번 없이 118), 통신사 고객센터(114) 등으로 신고하면 된다. 과기정통부는 신고 접수되는 내용 뿐 아니라 유포지 의심 URL 탐지, 악성 앱 여부 분석 등을 상황반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방송통신위원회, 질병관리본부, 금융감독원, 경찰청 등 유간 기관과 정보공유체계를 강화해 스미싱 탐지, 차단 등 처리속도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민간 차원의 실시간 차단 노력 또한 계속되고 있다. KT는 자체 개발한 스미싱 차단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이 시스템은 악성 URL로 고객이 접속하려고 시도하면 스미싱이라고 표시된 화면에 접속을 우회하는 식으로, 지난 2주 동안 6만건 이상을 차단시켰다. 스미싱 관제 업무를 맡고 있는 KT INS운용센터 박종호 본부장(상무)은 “단순 클릭으로 엄청난 피해를 초래할 수 있어 확인되지 않은 문자의 URL은 결코 클릭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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